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 이미지. (이미지=연합뉴스)
A씨는 부산지법 종합민원실 공탁계 근무 당시 파생상품 투자로 약 4억원의 채무가 생기자, 수령인이 불분명해 찾아갈 가능성이 낮은 공탁금을 빼돌리기 시작했다.
수법은 치밀했다. 재판사무시스템을 조작해 공탁금 수령인을 자신의 친누나 명의로 임의 변경한 뒤 돈을 가로채는 등 총 53차례에 걸쳐 48억원 상당을 부정 출급했다.
인사이동으로 공탁 업무에서 배제된 뒤에도 “남은 업무 처리가 있다”며 민원실을 찾아가 동료의 업무용 PC로 공탁금을 빼돌렸다. 서류를 위조해 사건을 종결 처리한 뒤 5년 후 기록 폐기까지 노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범행은 2023년 부산시가 공탁금 수령 서류를 문의하던 중 공탁금 잔액이 0원인 사실을 파악하면서 뒤늦게 들통났다.
A씨의 이전 근무지였던 울산지법에서도 동일한 범행이 확인됐다. A씨는 2020년 울산지법 경매참여관 근무 시절 경매 배당액을 축소 조작한 뒤 가족 명의 계좌로 입금하는 방식으로 7억8000만원을 빼돌렸다. 두 법원을 거치며 빼돌린 돈만 총 56억원에 달한다.
부산지법은 A씨를 파면하고 피해회복 실무팀을 꾸려 국고 환수에 나섰지만, A씨가 횡령액 대부분을 위험 파생상품 등에 투자했다가 탕진해 회수율은 12% 수준에 머물렀다. 울산지법 횡령금 역시 회수 여부가 불투명하다.
법원의 늑장·은폐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법원행정처는 사태가 불거진 뒤 공탁금 전자결재 도입과 정정 내역 삭제 금지 등 대책을 내놨다. 공탁금이 증발한 사실을 약 2년간 감사원에 통보하지 않아 올해 감사원으로부터 주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A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서영교 의원은 “동일 직원이 두 법원을 거치며 56억원을 빼돌릴 때까지 법원의 감사·인사·회계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며 “횡령 사실을 파악하고도 감사원에 약 2년간 통보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책임 회피”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