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특구 노동특례 도입 놓고…노사 '평행선' 여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6일, PM 06:58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메가특구특별법에 담길 노동특례를 계기로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가 꾸려지면서 주 52시간 예외 적용(화이트칼라 이그젬션)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했다.

민주노총이 6년 만에 참여한 이번 사회적 대화에서 정부는 노동특례 도입 여부와 내용을 결론짓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노동특례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 의제 설정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경사노위)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경사노위)
◇ 8일 세 번째 실무회의…노동특례 도입 여부부터 이견

6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오는 8일 ‘메가특구법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의 세 번째 실무협의체 회의를 연다. 이번 사회적 대화는 메가특구특별법에 담을 노동특례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선 두 차례 회의에서는 대화 운영 일정을 정하고 산업통상부와 국무조정실이 메가특구법의 개념과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출범한 지 2주가 지난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특구 내 노동규제 예외를 허용할지 등 핵심 의제를 구체화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주요 의제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고소득 전문직·연구직 등에 대해 근로시간 규제를 예외하는 내용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 꼽힌다.

재계는 메가특구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를 유치하려면 노동특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동계는 법안에서 노동특례 조항을 모두 빼고, 도입 여부부터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 노사가 합의한 내용만 법안에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4.5일제를 주장하면서 주52시간을 전제로 한 건강한 노동, 고용 안정, 산재 예방 등을 정책에 포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사가 특례 도입의 필요성부터 맞서면서 실무협의체에서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 대화는 실무협의체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중요한 결정 사항이 있을 경우 차관급 운영협의체를 여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아직 운영협의체 첫 공식 회의는 열리지 않고 있다.

◇ 정부는 이번 대화서 결론 목표…국회 입법 시점도 변수

국회의 법안 발의 시점과 내용도 대화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회적 대화 결과가 나오기 전 국회에서 노동특례를 포함한 메가특구법을 발의한다면 민주노총이 참여 여부를 재검토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법안을 발의하고 상임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치며 사회적 대화 결과에 따라 내용을 수정하는 방법도 있다”며 “이런 경우 국회가 사회적 대화에서 나온 결과를 얼마나 수용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태도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노동특례 관련 논의를 이번 사회적 대화에서 결론짓고 노사정이 모여 담화문을 발표하는 형식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대화가 종료된 뒤 대통령 직속 노사정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로 의제를 넘겨 다시 논의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메가특구법 노동특례 관련 의제는 노동부가 제안해서 진행하는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에서 결론이 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노동부와 경사노위는 절차를 조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범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특구에만 예외 허용하면…다른 지역·산업으로 확대 요구 가능성

이번 대화에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에 합의하더라도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재계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뿐 아니라 반도체 산업 전체로 적용 대상을 넓혀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같은 업무를 하는 노동자에게 특구 안팎에서 서로 다른 근로시간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김덕호 성균관대 RISE 사업단 교수는 “같은 연구개발(R&D) 업무를 하는데 메가특구 안에서는 주 52시간제 예외를 적용할 수 있고 특구 밖에서는 불가하다면 정부는 그 차이를 무엇으로 정당화할 것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만든 답을 놓고 협상하기보단 질문부터 노사가 함께 만들 수 있는 자리여야 제대로 된 사회적 대화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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