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본격 업무 돌입에도 수기로 사건 접수·배당…"준비된 게 없어"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07일, PM 01:35

최재민 서울 중대범죄수사청장이 7일 취임하고 부산·대전·대구·광주·수원 등 지방 소재 5개 중대범죄수사청이 일제히 현판을 제막하는 등 중수청이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 본청 모습. 2026.10.7 © 뉴스1 이종수 기자

전국 지방 중대범죄수사청이 개청 엿새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수사가 본궤도에 오르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수청은 인프라와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조기 안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사건 접수·배당 과정도 정상화되지 못해 우려가 나온다.

서울·수원·대전·부산·대구·광주 중수청은 7일 일제히 현판식 및 청장 취임식을 열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각 지방중수청장들은 수사의 정치적 중립 및 독립을 지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하지만 각 지방 중수청은 개청 엿새째인 이날까지도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하진 못하고 어수선한 분위기다.

수사를 위한 기본적인 전산 시스템도 구색을 갖추지 못했다. 각 지방 중수청에선 고소·고발장 접수부터 사건 배당까지 수기로 진행되고 있다.

수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사건 배당도 수기로 이뤄지는 이유는 아직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이 없기 때문이다. 중수청은 현재 경찰 킥스를 빌려 쓰고 있는데, 이마저도 12월 초 개통 전까진 사건 이첩 수신과 접수, 배당 등 일부 기능만 제한적으로 쓸 수 있다.

현재 각 지방청에서 일부 사건 배당은 이뤄졌지만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기엔 어렵다. 각 중수청 1호 수사 사건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서울청의 한 수사관은 "아직 전산이 안 돼서 접수가 수기로 이뤄지다 보니 배당까지도 더디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경찰과 중수청 간 사건 배분과 이첩 절차도 아직이다. 중수청이 개청한 당일만 해도 수십 건의 고소·고발이 접수됐지만, 이중 경찰에 이첩된 건은 없다.

중수청법 제43조는 다른 수사기관이 중대범죄를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중수청장에게 통보해야 하고, 중수청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대로 피의자·규모 등을 고려해 타 기관 수사가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는 사건을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할 수 있다.

한 지방중수청 고위급 관계자는 "뭘 경찰에 이첩해야 할지, 뭘 중수청이 직접 수사해야할지도 내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지방중수청 고위급 관계자도 "일단 경찰 이첩 방침이 일괄적으로 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민 서울지방중수청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로비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국민 의례를 하고 있다. 2026.10.7 © 뉴스1 이종수 기자

역으로 중수청이 수사해야 할 사건을 경찰이 이첩하는 것도 아직까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AI를 활용해 시중은행을 동시다발적으로 해킹한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지만, 경찰은 아직 중수청 사건 통보와 관련해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

장인호 서울청 경제범죄수사국장은 이날 청장 취임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근 벌어진 '금융권 해킹 사태' 사건을 경찰로부터 이첩받을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아직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게다가 수사관들이 일할 사무실도내부 공사가 아직 한창 진행 중이다. 일부 지방청은 컴퓨터도 절반 이상 설치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타지역에서 온 직원들을 위한 관사나 셔틀버스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한 중수청 수사관은 "셔틀이나 관사 같은 건 준비된 게 하나도 없다"며 "서울에 있다가 지방청에 내려갔더라도 개인이 알아서 숙소를 구해야 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중수청은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수사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수청 고위급 관계자는 "수기로도 수사 업무는 다 할 수 있는 데다가, 전산 시스템이 정상화되면 수기로 분류한 사건들을 다 입력할 예정"이라며 "특검 등도 사무실이 완비된 채로 출범된 게 아니었던 만큼, 중수청 출범과 관련해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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