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뉴스1 DB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명 씨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지난달 11일 징역 4년과 1억 3720만 원의 추징을, 명 씨에게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앞서 1심은윤 전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 58회(약 2억 7000만 원 상당)를 무상 제공받았다는 혐의 가운데, 여론조사 14회(합계 2792만 원 상당)를 유죄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유죄 판단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고, 무죄로 판단한 44회도 마찬가지 이유로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제공한 것은 정치자금법상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항소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 씨로부터 제공받은 것은 여론 동향 등 정치적 조언, 유력 정치인 소개 등 대선 준비 과정 전반의 도움 또는 조력으로 보인다"며 명 씨에게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고 유력 정치인과 관계를 맺으려는 개인적 사정이 크게 작용했다고 봤다.
이어 "이 사건 여론조사는 다른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와 함께 정치적 조언을 위한 수단 또는 근거의 일부로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제시된 것일 뿐"이라며 "명 씨 측이 직접 실시한 여론조사의 결과 여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 씨가 제공한 이익은 정치적 이익으로 볼 수 있을지언정 재산상 이익으로 환산할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지출했어야 하는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부담해 2792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했다고 본 1심 판결과 배치되는 결론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를 받는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가 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후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7 © 뉴스1 김성진 기자
항소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과 명 씨에게 정치자금 기부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양측이 여론조사 실시와 무상제공을 합의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명태균과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이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에 대해 어떤 의뢰나 협의 등 의사 합치의 증거가 전혀 없다"며 "여론조사는 명 씨와 관련된 미래한국연구소 측의 전적인 의사와 판단에 따라 실시됐고, 그중 일부만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됐다"고 했다.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뿐 아니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여론조사를 제공했고, 다른 여론조사기관의 조사들까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보낸 점도 판단 근거로 삼았다.
그러면서 "정치자금 기부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이 역시 명 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이에 여론조사 실시 및 무상 제공에 관한 순차적·암묵적 의사합치가 있다고 본 1심 판결과 정반대의 판단이다. 1심은 양측의 메시지·통화내역, 여론조사 실시 경위 등을 의사합치의 근거로 삼았었다.
이날 항소심 선고 후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범죄사실은 추측이나 가능성이 아니라 증거에 의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돼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명태균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비용 면제를 요구·약속했다는 계약서, 녹취, 문자메시지 등 직접적인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증거가 없는 부분을 추정으로 채우거나 피고인에게 스스로 무죄를 증명하도록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 채명성 변호사는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심리 중인) 김건희 여사 상고심에 오늘 판결 결과를 증거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희특검팀 박노수 특검보는 취재진에 "(명 씨가 제공한 것이) 재산상 이익이 아니라 정치적 이익이라는 이유로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는데 저희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판시"라고 주장했다.
이어 "동일한 사안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되어 있다"며 "대법원 상고를 통해 실체에 맞고 국민 법 감정에 부합하는 판결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여사 사건에서는 1·2심 모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1·2심 재판부는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의뢰나 협의에 따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보기 어렵고 명 씨가 다른 정치인에게 여론조사를 제공한 점 등을 종합하면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재산상 이익을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는 윤 전 대통령과 명 씨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이날 내린 판결과 같은 결론이다.
김 여사 사건은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심리하고 있다.
zionwkd@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