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500명 늘리면 수사력 오를까…경찰 수사 개혁 '실효성' 논란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07일, PM 05:31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에서 열린 경찰 수사 개혁위원회 제8차 회의를 앞두고 김남준 위원장 및 위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9.14 © 뉴스1 최지환 기자

경찰 수사의 법률 역량을 높이기 위해 향후 5년간 변호사 자격자 500명 이상을 경찰관으로 채용하라는 경찰 수사개혁위원회(수사개혁위)의 권고가 나오면서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이 현재도 매년 변호사 경력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수년째 계획한 인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데다, 채용된 법률전문인력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인력의 활용과 처우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채용 규모만 대폭 늘릴 경우 채용과 이탈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수사개혁위는 전날(6일) '경찰의 수사 공정성 및 수사역량 강화를 위한 권고'를 발표하고 향후 5년간 매년 100명 이상의 변호사 자격자를 경찰공무원으로 채용해 수사 경찰에 배치할 것을 권고했다.

수사개혁위는 전국 각 경찰서에 변호사 자격 소지자를 3~4명가량 배치하려면 최소 500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재산범죄 등 일부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경찰의 법률적 판단 능력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변호사 채용에서도 경찰이 목표한 인원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은 매년 20~40명 안팎의 변호사 자격자를 경력경쟁채용 방식으로 선발하고 있다. 그러나 2021년 이후 한 번도 당초 채용 공고에서 제시한 인원을 모두 선발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2021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 20명 채용 공고를 냈지만, 임용 인원은 각 18명, 17명이었다. 2022년에는 40명 공고를 내 39명이 임용됐고, 2023년에는 상하반기를 합쳐 40명 공고를 냈지만, 임용 인원은 29명에 그쳤다.

2024년 상하반기에는 각 40명, 19명 공고를 냈지만, 임용 인원은 20명, 6명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46명 공고를 진행해 24명이 임용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변호사 경력 채용으로 30명을 모집했지만, 실제 선발 인원은 절반을 조금 넘는 17명에 그쳤다.

기존 연간 채용 규모보다 목표를 크게 늘려 매년 100명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수사개혁위의 구상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어렵게 확보한 전문인력이 경찰 조직을 떠나는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변호사자격을 보유한 경찰 95명이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 수치는 인사 기록에 변호사 자격을 등록한 인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경찰청은 재직 중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직원의 퇴직 현황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어 경찰 내부 법률 전문인력의 전체 이탈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신규 채용 규모를 늘리기에 앞서 변호사 자격을 가진 경찰관이 조직을 떠나는 원인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현직 경찰은 "당장 수십명 채용 인원도 못 채우는데 100명으로 늘린다고 해서 지원자가 많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기존 인원에 대한 처우 개선이 없는 상태에서 (채용 확대는)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변호사 자격자를 늘리는 것이 곧 경찰의 수사역량 강화로 이어지는지도 따져볼 대목이다.

수사에는 법률적 판단뿐 아니라 증거 확보와 분석, 피의자·참고인 조사, 범죄수익 추적 등 장기간 현장에서 축적되는 경험과 전문성이 요구된다. 변호사 자격자를 수사 부서에 배치하는 것만으로 곧바로 경찰 수사의 완결성이 곧바로 높아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형사사건을 주로 맡는 한 변호사는 "수사 단계에서 현장 경찰의 법률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낀 경우는 있었지만, 단지 변호사 자격 유무로 판단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며 "그보다 수사 경찰 전체에 법률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수사개혁위도 대규모 변호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위원회는 변호사 채용을 매년 100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계획이 마련되면 경찰청도 이에 맞는 처우 개선책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수사개혁위 관계자는 "숫자를 구체적으로 권고하지 않으면 (채용 규모가) 개선되지 않을 것 같아서 하한선을 정해 강하게 권고하게 됐다"며 "현재 빨리 보충돼야 하는 것들이 법률적 역량이라고 생각했고, 변호사 채용이 단기적으로 국민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 같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sh@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