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열린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영결식. 2021.2.19 © 뉴스1 박정호 기자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유족을 비롯한 긴급조치 피해자들이 패소 확정된 국가배상청구 소송을 다시 판단해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재심을 청구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긴급조치변호단은 7일 백 소장 유족 등 긴급조치 피해자와 가족들을 대리해 국가를 상대로 국가배상청구소송 민사재심을 청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재심은 지난달부터 시행된 '긴급조치 피해자 민사재심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것이다.
특별법은 2022년 8월 대법원이 긴급조치 피해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전에 국가배상청구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된 피해자와 가족이 민사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백 소장은 유신헌법 개정을 요구하는 '개헌청원 백만인 서명운동'을 벌이다 1974년 중앙정보부에 체포됐다. 이후 긴급조치 제1호 위반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약 1년 동안 수감됐다가 2013년 형사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백 소장은 같은 해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소송을 냈다. 1심은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해 백 소장에게 1억 6682만여 원 등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가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며 이를 뒤집었다. 2015년 대법원도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해 백 소장의 패소가 확정됐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2년 8월 긴급조치 제9호의 발령부터 적용·집행에 이르는 국가작용에 대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며 종전 판례를 변경했다. 이듬해 1월에는 긴급조치 제1호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로 판단했다.
다만 판례 변경 전에 이미 패소가 확정됐던 백 소장 등은 구제를 받을 수 없었다. 이에 피해자들이 특별법 제정을 요구해 왔고,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면서 재심을 청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긴급조치변호단은 "이번 재심 청구가 국가폭력 피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확인하고 사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미뤄진 피해 회복을 실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zionwkd@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