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이 결혼생활을 이어온 아내가 남편의 폭력과 경제적 무시를 견디다 이혼을 결심했다. 그러나 자신의 명의로 된 재산은 몇백만 원이 전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30년 가까이 혼인 생활을 하면서 생활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폭력까지 견뎌온 A 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 씨는 "남편과 결혼한 지 어느덧 30년이 다 되어 간다. 지금도 남편을 소개해 준 동네 할머니를 원망하곤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물론 제 선택이었지만 그때 저는 아무것도 몰랐다. 혼기가 찼으니 빨리 시집가야 한다는 부모님과 동네 어른들의 성화에 못 이겨서 떠밀리듯 선을 봤다. 직업도 그만하면 됐고 인물도 그만하면 됐다는 말에 크게 내키지 않았는데도 결혼했다. 그 시절엔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혼 후 A 씨는 살림을 하면서 두 아이를 키웠다. 하지만 남편에게 받은 생활비는 턱없이 부족했다.
A 씨에 따르면 1995년 무렵 남편이 준 생활비는 한 달에 40만 원 남짓이었다. 생활비가 부족한 탓에 A 씨는 밤에는 공장에 나가 일했고 마트와 식당, 요양원 등에서도 일하며 생계를 보탰다.
결혼한 지 20년이 훨씬 지나서야 생활비는 80만 원으로 늘었다.
A 씨는 시어머니가 중풍으로 쓰러진 뒤에는 7년 가까이 병시중을 들었다. 그런데 남편은 A 씨와 아이들에게 걸핏하면 욕설하고 손찌검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6년 전에는 남편이 던진 냄비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린 적도 있었다.
결국 폭력을 견디지 못한 A 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무작정 집을 뛰쳐나왔다. 혹여나 남편이 찾아올까 봐 두려워 전입신고도 하지 못한 채 숨죽여 지내고 있다.
이후 A 씨는 남편의 재산 상황을 살펴봤다. 그런데 A 씨 명의로 된 재산이라고는 통장에 있는 몇백만 원이 전부였다.
반면 남편은 자신 명의로 집과 상가 여러 채를 소유하고 있었고, 일부 재산은 다른 사람 명의로 돌려놓거나 이미 처분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저는 25년 넘게 살림하고 아이들을 키우며 시어머니 병시중까지 했다. 제 몫이라고 할 만한 재산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서 너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제 명의로 된 재산이 거의 없어도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느냐"며 "남편이 재산을 다른 사람 명의로 돌려놓거나 처분했다면 이런 재산까지 찾아서 분할받을 방법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이혼 소송을 하게 되면 남편이 우리 집 주소를 알까 봐서 걱정이다. 모르게 진행할 수 있느냐"라고 물었다.
김수진 변호사는 남편이 생활비를 장기간 현저히 적게 지급했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며 "사연자는 생활비 부족뿐 아니라 폭행과 욕설까지 있었기 때문에 이를 함께 주장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가정폭력을 피해 집을 나온 경우에는 "소송과 함께 개인정보 보호조치를 신청하면 현재 주소가 남편에게 공개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며 주민등록 열람·교부 제한도 함께 신청할 것을 조언했다.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남편이 재산을 제3자 명의로 돌렸더라도 실질적으로 남편의 재산이라면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장기간의 가사·육아와 시부모 봉양, 소득 활동 등을 고려하면 기여도 역시 높게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ong@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