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앞둔 7일 서울의 한 대형 서점에 한글 맞춤법과 문해력 관련 도서가 진열돼 있다. 예스24가 올해 1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우리말' 키워드 도서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2%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아울러 '문해력' 관련서의 2021~2025년 합계 판매량은 직전 5년보다 약 100배 늘어났다. 2026.10.7 © 뉴스1 구윤성 기자
전국 교사 10명 중 9명 이상이 최근 5년간 학생들의 문해력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일'을 '금요일'로, '우천시'를 도시 이름으로 이해하는 등 일상적인 단어의 뜻을 파악하지 못하는 사례도 소개됐다.
8일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이 전국 교원 13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현장 교사가 진단하는 학생 문해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6.5%(1309명)가 최근 5년 사이 학생들의 문해력이 저하됐다고 답했다.
'매우 저하됐다'는 응답이 64.2%(870명), '다소 저하됐다'는 32.4%(439명)였다. 최근 1년간 학생들의 문해력 문제로 수업이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교사도 82.1%(1113명)에 달했다.
문해력 부족이 가장 두드러진 영역은 교과서나 설명문의 핵심을 파악하는 '설명적 텍스트 분석 능력'(80.2%)이었다. 문학적 텍스트 맥락 이해 능력(37.8%), 일상적 텍스트 이해 능력(37.6%), 복합 자료 종합 및 서술 능력(30.7%)이 뒤를 이었다.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일상적인 단어의 뜻을 잘못 이해하는 사례가 제시됐다. '재산'을 산의 이름으로, '우천시'를 도시 이름으로 받아들이거나 '금일'을 '금요일'로 오해하는 경우다.
'차도가 있느냐'는 질문에서 '차도'를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로 이해하거나 '고소공포증'을 법적 고소에 대한 공포로 받아들인 사례도 있었다. 고등학생이 '보름'이 15일이라는 사실을 모르거나 중학교 3학년 시험에서 학생 다수가 '요지'의 뜻을 몰라 학교 방송으로 설명한 사례도 나왔다.
학생들이 글 읽기를 피한다는 응답도 많았다. 교사 59.7%는 학생들이 교과서나 제시 자료를 제대로 읽지 않고 친구에게 답이나 내용을 바로 묻는다고 답했다. '텍스트 난이도가 조금만 높아도 읽기를 꺼린다'는 응답은 43.4%, '글을 끝까지 읽지 않는다'는 응답은 28.8%였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과 관련해서는 27.0%가 학생들이 스스로 글을 읽기보다 AI 답변을 먼저 찾는다고 답했다. AI가 만든 답변을 검토하지 않고 과제나 답안으로 제출한다는 응답도 18.4%였다.
교사 83.8%(1137명)는 문해력 향상 수업을 운영하는 데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학교 차원의 시간·인력·자료 지원이 부족하다는 응답도 76.3%(1034명)였다. 수업 부담이 크면서 지원도 부족하다고 답한 비율은 65.6%(890명)였다.
기초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을 위한 별도 지원이 거의 또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응답은 46.2%(627명)였다.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응답은 2.3%(31명)에 그쳤다.
문해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교육 방향으로는 '기초 문해력 집중 지원 프로그램 확대'(63.6%)가 가장 많이 꼽혔다. 독서교육 및 학교·지역사회 연계 독서활동 활성화(41.3%), 모든 교과에서 읽기·쓰기·토론 등 통합 수업 강화(29.6%)가 뒤를 이었다.
교과서 한자 병기에 대해서는 63.5%(861명)가 문해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36.5%(495명)였다.
송수연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은 "교사들이 체감하는 문해력 문제는 심각하지만 이를 지도할 시간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단순히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는 방식만으로는 현장의 난관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문해력 지도 책임을 교사 개인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며 "문해력을 강조하는 만큼 실제 현장에서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교육당국의 마땅한 책임"이라고 했다.
cho@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