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국인을 죽여버릴 수도 있다"는 취지의 글을 반복해서 올린 30대 남성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김보라 판사는 최근 공중협박 혐의로 기소된 이 모 씨(31)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이 씨 측 변호인은 지난 6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에서 국내 야구 온라인 커뮤니티에 접속해 한국 누리꾼을 겨냥한 살인 예고성 글을 두 차례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솔직히 한국 네티즌들 역겨운 거 맞아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솔직히 XX 역겨워서 살인 충동까지 생긴다" "난 진짜 한국인 죽여버릴 수도 있다"는 내용을 적었다. 이틀 뒤에는 "진짜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몇 명쯤 처리하고 가는 것은 일도 아니다"는 취지의 글을 재차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이 씨 측은 "글의 대상인 '한국 네티즌'은 극히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대상"이라며 "구체적인 실행 가능성이 없고 공포가 유발될 현실성이 부족한 데다 실질적인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학창 시절 학교폭력을 당하는 등 피해로 감정적 동요가 생겨 일시적·우발적으로 글을 작성했을 뿐 공중협박의 고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신림역·서현역 등에서 이상동기 범죄가 발생한 뒤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범죄 예고가 잇따르면서 공중협박죄가 신설된 점을 언급하며 이 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중협박죄가 성립하려면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을 공연히 고지해 일반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에 이르면 된다고 판단했다.특히 실제 살인이나 상해를 저지를 고의나 목적, 흉기 소지 등 준비행위, 구체적인 실행계획이나 실행 가능성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즉 실제로 범행을 실행할 의도가 있었는지나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는지와 관계없이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하겠다는 내용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글을 올렸다면 공중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이 씨가 글을 게시한 인터넷 커뮤니티는 다수의 사람들이 접속해 야구 관련 게시물들을 올리는 곳인데 이 씨는 아무런 맥락 없이 혼자 한국인에 대한 혐오 취지의 글을 작성했다"며 "글을 본 사람이 공포심을 느끼고 이를 국민신문고 및 경찰에 고발한 점 등을 종합하면 공중협박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sb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