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측근' 이종호, 증거인멸 교사 무죄 확정…특검 "유감"(종합)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08일, PM 01:35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1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11.1 © 뉴스1 이호윤 기자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의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 수사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파손해 증거를 인멸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이에 특검팀은 "특검이 요청한 전원합의체 회부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8일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표에 대한 특검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증거인멸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측근 차 모 씨에 대해서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이 전 대표는 차 씨에게 휴대전화를 파손해 증거를 인멸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차 씨는 지시를 받고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 잠원한강공원에서 이 전 대표 휴대전화에서 연기가 나도록 밟는 등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장면은 당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 이 전 대표가 관여했는지 조사 중이던 특검팀에게 포착됐다.

당시 이 전 대표는 해병대원 순직 사건의 핵심 피의자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위해 김건희 여사 등 윤석열 정부 관계자들에게 접근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었다.

1·2심은 이 전 대표에 대해 "자기의 이익을 위해 그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차 씨에 대해서는 "특검의 수사대상인 채 해병 수사외압 사건 관련 증거라고 보이고, 차 씨에게 증거인멸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그대로 확정했다.

특검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유감을 표했다.특검팀은 "특검이 전원합의체 회부를 요청한 것은 이 사건의 유무죄에 그치지 않고, 증거인멸 법리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 대해 대법원이 정면으로 답해 주기를 바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자기 사건의 증거를 없애는 것은 원칙적으로 처벌하지 않되, 다른 사람을 시켰을 때에만 '방어권 남용'으로 예외적으로 처벌하는 현행 법리 아래에서는, 지시에 그치지 않고 직접 실행까지 가담한 사람이 오히려 처벌을 면하는 역설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씨가 특검의 압수수색 직후 차 씨와 함께 휴대전화를 던지고 밟아 부수고 버렸고, 그 결과 구명로비 의혹의 실체를 밝힐 수 있었던 핵심 자료가 복구할 수 없게 멸실됐다"며 "진실을 확인할 수단 자체가 사라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증거를 없애고도 책임을 피할 수 있다는 선례가 남는다면, 앞으로 수사 대상자들이 같은 선택을 하는 것을 막기 어렵다"며 "이 사건이 드러낸 법리의 공백과 모순은 앞으로도 진지하게 논의돼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청 3대 특검 인계 사건 특별수사본부는 이 전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 관련 직권남용,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차 주포로 알려진 이정필 씨에게 집행유예를 받게 해주고, 횡령 사건에 수사를 무마해 주겠다는 조건으로 2022년 6월∼2023년 2월 25차례에 걸쳐 8000만 원을 챙긴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이 확정됐다.

그는 과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하는 등 김 여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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