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논술형 수능, 학교 준비 없으면 사교육 우려 커져"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08일, PM 04:19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 9월 모의평가일인 2일 서울 송파구 방산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지를 살펴보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2026.9.2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려면 학교에서 학생들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수업과 평가를 먼저 바꿔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학교의 준비 없이 시험 방식만 바꾸면 사교육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강득구·김문수 의원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이 공동 주최한 '서·논술형 평가 확대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는 학교 평가와 대입을 연계하기 위한 교원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됐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면 수능 전환이 사교육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지영 서울시교육청 장학관은 "학교 수업이 바뀌어 아이들이 충분히 연습하지 않으면 서·논술형 수능이 또 다른 사교육 우려를 낳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논술형 평가가 학교에 먼저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문항 설계 역량부터 높여야 한다고 봤다. 답을 글로 쓰더라도 암기한 내용을 그대로 재현하는 문제라면 서·논술형 평가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종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박사도 채점 기술보다 문항 설계가 먼저라고 지적했다. 지식을 확인하는 문제와 근거를 분석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문제는 요구하는 사고력이 달라 채점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박사는 "문항을 먼저 설계하고 그 문항에서 출발하는 게 현실적인 고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평가 결과에 대한 민원 부담이 교사의 서·논술형 평가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 장학관은 교사가 채점 근거를 설명할 자신이 없을 때 민원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고 봤다. 그는 "처음부터 문제를 같이 설계하고 채점 기준표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며 공동 검토와 채점으로 개별 교사의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AI는 채점을 보조하고 최종 판단은 교사가 맡아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김 장학관은 "AI가 먼저 채점을 해버리고 나면 AI 채점을 사람이 따라가는 편향성이 생긴다"며 교사가 수업의 맥락과 학습 목표에 따라 채점 기준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윤 에듀리프트 부대표는 학교 평가에서 AI 보조 채점을 검증한 뒤 수능에 단계적으로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AI는 초벌과 검증을 하고 교사는 판단과 확정을 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며 이를 뒷받침할 교사의 평가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장학관 역시 "수능이 서·논술형으로 가기 위해서도 학교 안에서 서·논술형 평가가 잘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선생님들의 역량이 강화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in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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