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결혼 후 12년간 살림과 육아를 도맡아 온 전업주부가 남편의 이혼 요구에 막막함을 호소했다. 남편은 경제력이 없는 아내에게 혼자 집을 나가라고 요구하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면 유괴로 신고하겠다고 경고했다.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와도 되는지, 양육권과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최근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12년 차 전업주부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자는 아홉 살 아들과 다섯 살 딸을 키우고 있다.
사연자는 결혼 전 중소기업에 다녔지만 첫째를 임신하면서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 줄곧 집안일과 육아를 책임져 왔다. 남편은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 아내는 집에서 살림하고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가부장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남편은 사업상 만남을 이유로 사람들을 자주 만났고, 주말에도 골프 약속이나 모임으로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았다. 아이들의 학교 행사에도 한 번도 함께하지 않았다는 게 사연자의 설명이다.
생활비 문제도 갈등의 원인이었다. 남편은 매달 정해진 금액만 생활비로 줬고, 카드 사용 내역을 일일이 확인했다. 조금이라도 돈을 더 쓰면 "돈 한 푼 못 버는 사람이 씀씀이만 크다"며 면박을 줬다. 아이들 교육비나 병원비처럼 꼭 필요한 지출에도 눈치를 봐야 했다고 한다.
부부 사이 대화는 점점 줄어들었고, 결국 얼마 전 남편이 먼저 이혼을 꺼냈다.
남편은 "이혼하면 애들은 우리 집에서 키운다. 너는 버는 것도 없는데 어떻게 애들을 키우냐. 나가려면 너 혼자 나가라"고 말했다. 시어머니 역시 "아이들은 내가 봐주면 된다"며 남편의 말에 힘을 보탰다.
사연자는 결혼생활을 이어갈 생각은 없지만, 아이들과 떨어져 살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친정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가고 싶지만 남편은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가면 유괴로 신고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연자는 "아이들을 두고 혼자 나가면 아이들과 떨어지게 될까 봐 겁이 난다"며 "결혼 12년 만에 이혼을 생각하니 두렵고 막막하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못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경제력이 없는 전업주부도 양육권을 받을 수 있는지,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와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물었다. 12년 동안 가사와 육아를 책임져 온 자신도 이혼 과정에서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곽동주 변호사는 "전업주부라고 해서 양육권에서 불리한 건 아니다. 법원은 경제력뿐 아니라 그동안 누가 아이들을 돌봐왔는지와 양육 환경을 함께 살펴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양육자가 아이들과 함께 거처를 옮겼다고 해서 곧바로 유괴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필요하다면 이혼 소송 중에도 임시양육자 지정과 양육비 지급을 신청할 수 있다. 그리고 12년 동안 가사와 육아를 맡아온 부분 역시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로 인정돼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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