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미집행 29년…사형수 52명과 '남아있는 형벌'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10일, AM 06:00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등 재판관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사형제 헌법소원 사건 공개변론'에 자리하고 있다. 2022.7.14 © 뉴스1 황기선 기자

10월 10일은 '세계 사형폐지의 날'이다. 국내에서 사형 집행이 중단된 지 29년이 돼가는 가운데 현재 교정시설에는 사형수 52명이 수용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 교정본부에 따르면 국내 교정시설에 수감된 사형수는 52명으로, 이들의 평균 연령은 58.7세다.

연령 분포는 △70대 7명 △60대 10명 △50대 29명 △40대 5명 △30대가 1명으로 20대는 없다. 최근 5년 사이에는 사형수 3명이 수감 중 사망했다.

1992년 강원 원주의 종교시설에 불을 질러 15명을 숨지게 한 원언식(69)은 35년째 수감 중인 국내 최장기 사형수다. 가장 최근 사형이 확정된 사례는 2014년 강원 고성군 육군 22사단 GOP 총기 난사 사건으로 5명을 살해한 임도빈(34)이다.

사형수에 대한 교정본부의 관리도 일반 무기수와는 다르다.

교정본부에 따르면 사형수는 형은 확정된 상태됐지만 집행되지 않은 미결수 신분이어서 일반적인 교정교화 대상과는 다른 관리가 이뤄진다.

교정본부 관계자는 "장기간 형이 집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형수가 느끼는 심리상태 등을 고려해 종교인 접견 등의 '심성순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형을 둘러싼 법적·사회적 논란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과거 형법은 사형의 형 집행 시효를 30년으로 규정했지만 국회는 2023년 법을 개정해 사형을 시효 대상에서 제외했다.

사형제 존폐 문제는 헌법재판소에서도 다시 판단을 앞두고 있다.

헌재는 1996년 사형제에 대해 7대2로 합헌 결정을 내렸고 2010년에도 5대4로 합헌 판단을 했다. 2019년 접수된 세 번째 사형제 헌법소원 사건은 2022년 7월 공개 변론 이후 현재까지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 마지막 사형 집행이 이뤄진 것은 지난 1997년 12월 30일이다. 당시 23명이 처형된 이후 현재까지 집행이 중단됐다. 국제앰네스티는 2007년부터 한국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형을 대체할 형벌로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광주지법은 여고생을 성범죄 목적으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장윤기(23)에게 검찰의 사형 구형에도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대신 재판부는 "피고인이 생존하는 동안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무기징역형을 철저히 집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현행 형법상 무기수는 20년 이상 복역하면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법무부는 2023년 가석방 없는 무기형을 도입하는 형법 개정안을 냈지만 제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황정화 법무법인 율립 변호사는 "사형제는 법적으로 존치돼 있지만 29년째 집행되지 않으면서 법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생긴 상태"라며 "가석방 없는 무기형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결국 입법의 영역이므로 열린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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