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구조한 딸, 돌봐준 수의사 아빠…대를 이은 동물 사랑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10일, AM 07:00

장은서 씨가 반려견과 함께 구조한 비둘기를 살펴보고 있다(굿모닝펫동물병원 제공). © 뉴스1


길에서 흔히 마주치는 비둘기. 다친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선뜻 손을 내밀기는 쉽지 않다. 대학생 장은서 씨는 비를 맞고 움직이지 못하던 새끼 비둘기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수의사인 아버지와 함께 비둘기를 돌본 사연에는 대를 이은 특별한 동물 사랑이 담겨 있다.

9일 경기 성남에 거주하는 장은서 씨에 따르면 지난 9월 초 지하철역 근처 담벼락에서 발견한 어린 비둘기는 사람이 다가가도 꼼짝하지 않았다. 은서 씨는 다리를 다쳤거나 몸이 불편한 것은 아닌지 걱정됐다. 어미가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1시간 넘게 지켜봤지만 어린 새는 계속 혼자였다.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은서 씨는 비둘기를 조심스럽게 품에 안았다. 향한 곳은 동물병원이 아닌 집이었다. 아버지가 수의사였기 때문이다.

은서 씨가 데려온 작은 생명의 회복을 도운 아버지는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원장이다. 장 원장은 비둘기가 태어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것으로 봤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 뒤 비를 많이 맞으면서 기력을 잃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구조 당시 어린 비둘기의 모습(굿모닝펫동물병원 제공) © 뉴스1


은서 씨 발 위에 올라앉은 비둘기(굿모닝펫동물병원 제공) © 뉴스1


은서 씨는 아버지와 함께 집 마당의 작은 정원에 비둘기가 몸을 숨기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먹이를 챙기며 돌보는 사이 이름도 생겼다. '깡깡이'였다.

깡깡이는 기운을 되찾으면서 자신을 돌봐준 가족을 따르기 시작했다. 특히 장 원장을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은 가족에게 또 다른 기쁨을 줬다.

장봉환 원장을 졸졸 따르는 비둘기(굿모닝펫동물병원 제공) © 뉴스1


어린 새를 지나치지 못한 딸의 모습은 아버지의 어린 시절과도 닮아 있었다.

은서 씨의 어머니인 유희진 굿모닝펫동물병원 실장은 "남편도 어릴 적 다친 비둘기를 구조해 돌본 경험을 계기로 수의사를 꿈꿨다고 했다"며 "은서의 행동도 유전의 영향인가 싶다"고 웃었다.

한 달 넘게 가족의 돌봄을 받은 깡깡이는 깃털이 촘촘해지고 몸집도 커져 어엿한 비둘기의 모습을 갖췄다. 이제 가족은 깡깡이가 자연으로 돌아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적응 훈련을 돕고 있다.

먹이를 먹고 있는 비둘기(굿모닝펫동물병원 제공) © 뉴스1


야생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비둘기(굿모닝펫동물병원 제공). © 뉴스1


유 실장은 "정원에서 매일 날아가는 연습을 하고 있다"며 "아기 새였던 깡깡이가 어른 새로 자란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함께 지내며 정이 많이 들었지만 가족이 바라는 것은 깡깡이가 야생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유 실장은 "자신을 돌봐준 사람을 알아보고 잘 따르는 모습에 가족 모두 뭉클함을 느낀다"며 "박씨를 물어온다면 제일 좋겠지만, 야생에 잘 적응해 살아갈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잘 돌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해피펫]

은서 씨 가족의 보살핌으로 건강하게 자란 비둘기(굿모닝펫동물병원 제공) © 뉴스1


badook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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