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인권위원장 "정부·국회, 사형폐지 의정서 가입 논의해야"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10일, AM 10:00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원회에서 제15차 전원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 뉴스1 이종수 기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이 세계 사형 폐지의 날을 맞아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선택의정서'(사형폐지 의정서) 가입에 관한 논의가 추진돼야 한다고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안 위원장은 제24회 세계 사형 폐지의 날인 10일 성명을 내고 "정부와 국회는 그간 축적된 우리 사회의 경험과 국제 인권 기준, 범죄피해자 보호 및 국민 안전에 관한 다각도 관점을 토대로 사형제 폐지에 관한 입법·제도적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1989년 12월 제44차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사형폐지 의정서는 사형 집행 중지와 폐지 절차 마련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유엔인권이사회와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 등 국제 인권 기구는 한국에 사형폐지 의정서 가입을 지속해서 권고해 왔다.

한국은 1997년 12월 30일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2027년은 우리나라가 사형 집행을 중단한 지 30년이 되는 해로, 한국은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안 위원장은 "지난 30년의 경험은 단순히 '형벌 집행의 유예'라는 사실을 넘어 극형을 실제로 집행하지 않고도 사회의 안전과 형사사법 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음을 증명한 소중한 자산"이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형 제도의 법률적 존치 여부에 관한 논의를 한 단계 더 진전시켜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사형제도 논의에서는 강력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의 고통,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국민 요구 역시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며 "범죄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하고 범죄를 예방하며 재범을 방지해 국민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라고 했다.

그는 "사형제 폐지 논의는 피해자 보호와 국민 안전의 과제를 소홀히 하지 않는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며 "다만 피해자와 그 가족의 권리를 보장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것과 국가가 형벌로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제도를 유지하는 문제는 구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형이 집행될 경우 어떠한 사후·사법 절차로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며 인간의 사법적 판단엔 오판의 위험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인권위 또한 모든 사람의 존엄과 생명권이 더욱 두텁게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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