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복합쇼핑몰에 치이카와 굿즈숍 방문을 위한 인파가 몰린 모습. 2026.10.7 © 뉴스1 안소연 기자
치이카와 굿즈 사려고 밤샘 …대기 예상 시간 11시간
이날 치이카와숍 입장을 위해 등록한 최종 대기 인원은 1254명이었다. 예상 대기 시간은 약 650분에 달했다.
평소 오전 8시 30분쯤 시작하던 번호표 배부도 이날은 몰려든 인파로 오전 6시쯤부터 시작됐다.
현장 관계자는 "전날 밤 10시 전부터 240명 정도가 돗자리를 깔고 밤을 새웠다"며 "사람이 너무 많아 평소보다 일찍 번호표를 배부했다"고 전했다. 경찰도 인파 관리를 위해 현장에 나와 상황을 살폈다.
이처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치이카와'는 작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돈을 벌기 위해 잡초를 캐는 등 일을 하고 각종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며 긍정적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국내에서는 '먼(뭔)가 작고 귀여운 녀석'이라는 표현의 첫 글자를 따 '먼작귀'로 불린다.
최근에는 극장판이 개봉하면서 인기 몰이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지난달 30일 국내 개봉한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은 8일 하루에만 예매 관객 수 약 10만 명을 기록하며 '암살자(들)'을 제치고 일일 박스오피스 예매율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 수는 7일 기준 81만 8352명을 기록했다.
7일 서울 용산구의 한 복합쇼핑몰에 치이카와 굿즈숍 방문을 위해 연차를 내고 온 직장인 장은재 씨(28·여)가 받은 대기 접수 문자. 오전 8시에 줄을 서기 시작해 9시 13분에 받은 대기번호는 1230번. 예상 대기 시간은 약 655분이다. 2026.10.7 © 뉴스1 안소연 기자
"귀여워서만 보는 것 아냐"…2030 사로잡은 현실적인 스토리
쇼핑몰에서 만난 치이카와 팬들은 대부분 성인이었다. 이들은 캐릭터의 귀여운 외형뿐 아니라 일을 하고 돈을 벌며 자격증을 따는 등 캐릭터들의 삶에서 현실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치이카와숍에 가기 위해 연차를 냈다는 직장인 정지혜 씨(25·여)는 "귀여운 것도 있지만 캐릭터들이 우리처럼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야 먹고살고 더 높은 보수를 받기 위한 자격증도 따야 한다"며 "일을 하지 않으면 귀여운 캐릭터들도 먹고살 수 없는 세계관에 공감하면서 보게 됐다"고 했다.
이어 "최애 캐릭터인 '우사기'는 밝고 똑똑해 자격증도 결국 가장 높은 등급의 자격증을 딴다"며 "팍팍한 삶에서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롤모델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팬들의 설명처럼 애니메이션 치이카와의 세계는 마냥 밝지 않다. 주인공 '치이카와'는 보수를 높이기 위해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지만 여러 차례 낙방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다시 시험에 도전한다.
또 치이카와는 청약에 당첨돼 좋은 집에서 살지만 주인공 친구 '하치와레'는 마땅한 집 없이 동굴에 살며 누더기 이불을 덮고 자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치이카와가 성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배경으로 캐릭터의 귀여운 외형과 함께 현실적인 스토리를 꼽는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 아동 중심이었던 캐릭터 시장이 20·30세대로 확대되면서 귀여운 외형 속에 어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낸 것이 흥행 요소로 작용했다"며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을 소비하는 성인층이 두터워진 만큼 단순한 아동용 스토리를 넘어 성인이 몰입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설정의 작품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실적인 스토리에서 캐릭터와의 심리적 동질감이 인기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귀여운 캐릭터에 자신을 대입하는 '동일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현실이 어렵고 경쟁적인 상황에서 캐릭터가 자신처럼 힘들게 준비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심리적으로 동일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도 "취업난 등 20·30세대의 팍팍한 현실 속에서 캐릭터들이 보수를 받고 일을 하거나 자격증 시험을 치르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에서 대리만족과 희망을 얻는 것"이라며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캐릭터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동기와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hug@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