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2026.3.12 © 뉴스1 이호윤 기자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의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고 선고한 항소심은 잘못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달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해 징역 3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배우자와 협의이혼을 하면서 미성년 자녀 2명에 대한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법원으로부터 이행명령 및 감치명령 결정을 받았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1년 이내에 양육비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1심에서 "배달일을 하며 보증금 40만 원, 월세 40만 원의 집에서 거주하고 있어 생활 형편이 좋지 않아 양육비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못했다"라는 내용이 의견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검사가 제출한 A 씨의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에는 월 300만~400만 원가량 벌고 있고, 그 중 상당 부분 채무 변제 등으로 사용해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1심은 A 씨에 대해 징역 3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A 씨를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A 씨는 1심 판단에 항소하면서 국선변호인 선정을 청구했다.
그러나 2심은 A 씨의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은 채 변호인이 없는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한 후, 항소 기각 판결을 선고하면서 A 씨를 법정에서 구속했다.
대법원은 A 씨의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고 판결을 선고한 2심 판단은 A 씨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 씨의 진술 등이 담긴 이 사건 기록에 의해 가정 형편 등으로 사선변호인을 선임하기 어렵다는 사유가 소명됐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설령 빈곤 사유에 관한 소명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기록에 나타난 A 씨의 교육 정도와 가족관계, 공소사실 내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있다"며 "2심의 조치는 국선변호인 선정에 관한 형사소송법 규정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shh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