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돈 193억 들여 치웠는데…불법폐기물 비용 회수 '찔끔'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2일, PM 01:42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법폐기물을 치우는 데 국비 193억원을 투입했지만 책임자로부터 돌려받은 돈은 2500만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원 제거가 늦어져 농경지와 작물 피해가 이어지고, 민간 매립장의 사후관리 비용까지 지방정부가 떠안으면서 폐기물 처리와 비용 회수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자료=어기구 의원실)
(자료=어기구 의원실)
1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당진시)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불법폐기물 행정대집행 국비 지원액은 193억 24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책임자로부터 회수한 금액은 2021년 2000만원, 2022년 500만원 등 총 2500만원에 불과했다.

행정대집행은 책임자가 폐기물 처리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행정기관이 대신 처리하고 비용을 청구하는 절차다. 국비 지원액과 비교한 회수액 비율은 약 0.13%에 그쳤다.

폐기물 제거가 지연되면서 피해가 이어지는 현장도 있다. 당진시 신평면 신당리에서는 지난해 폐흡착제·무기성오니 등이 토사와 섞인 혼합물 8만 2447톤이 적발됐다. 그러나 피해 민원이 접수된 지 1년이 넘도록 폐기물 처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당리 방치폐기물 기술자문 보고서는 성토지에서 유출된 침출수와 토사가 인접 농경지 오염과 벼 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성토지와 피해 농지의 일부 토양 시료에서는 중금속이 토양오염대책기준을 초과했다. 벼가 고사한 지역의 논물에서는 높은 염류농도가 확인됐다.

오염원을 제거하지 못하면서 임시 처리 비용도 발생하고 있다. 당진시의회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신당리 침출수 처리에 예비비 약 1억9040만원이 지출됐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도 처리비 3억원이 신규 편성됐다. 폐기물이 남아 있는 한 비가 올 때마다 침출수를 모아 처리해야 하는 부담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간 매립장의 사후관리 부담도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가고 있다. 당진 고대·부곡 매립장은 민간업체가 파산한 뒤 당진시가 기부채납을 받아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보도에 따르면 침출수 처리에 2023년 9억 6600만원, 2024년 2억 7000만원이 투입됐다. 매립이 끝나거나 사업자가 사라진 이후에도 오염 관리 비용은 계속 발생하는 구조다.

어 의원은 “폐기물이 쌓일 때 제대로 막지 못하고, 피해가 발생해도 제때 치우지 못하고, 뒤처리 비용마저 돌려받지 못한다면 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금강유역환경청도 지자체의 인허가 업무와 별개로 특별점검과 환경사범 수사 기능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대집행 비용 회수체계를 강화하고, 민간 매립장 사후관리 비용이 시민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필요한 재원과 보장제도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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