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 동물원에서 먹이 체험에 이용되고 있는 라쿤(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동물원의 사육환경과 동물관리 상태를 전문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도입된 '동물원 검사관 제도'가 사고 예방보다 사후 대응에 치우쳐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검사관이 참여한 현장점검 10건 중 약 9건이 대전 오월드 늑대 탈출 사건을 계기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군포)이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부터 올해 9월까지 동물원 검사관이 참여한 현장조사와 점검은 총 66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4년 12건, 2025년 19건, 2026년 35건이다. 이 가운데 법 위반이 확인돼 조치명령이나 고발 등 법적 후속 조치로 이어진 사례는 7건이었다. 나머지는 교육계획·시설 보완 요청에 그치거나 별다른 특이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올해 검사관이 참여한 점검 35건 중 31건(88.6%)은 대전 오월드 늑대 탈출 사건 이후 실시된 동물원 운영현황 일제점검이었다. 사고를 계기로 점검이 집중되면서 평소 동물원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검사관 활용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민영동물원에 대한 점검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최근 2년 9개월간 검사관이 참여한 민영동물원 현장조사는 총 41건이다. 올해 20건 중 17건(85%)이 늑대 탈출 사건 이후 일제점검에 집중됐다.
점검 내용 역시 동물 탈출 방지를 위한 안전관리나 동물원 허가를 위한 현장조사가 주를 이뤘다. 정작 동물들의 건강 상태나 사육환경이 적절한지 살피는 전문점검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4년 동물원 검사관 점검에서 사육사 입회하에 먹이주기 체험을 진행하도록 행정지도받은 동물원. 그러나 올해 동물자유연대 현장조사에서 사육사 없이 먹이를 판매하는 모습이 확인됐다(동물자유연대 제공). © 뉴스1
동물원 검사관 제도는 2023년 12월 시행된 개정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라 도입됐다. 검사관은 동물원 허가를 위한 현장조사뿐 아니라 운영 실태 점검과 위반사항에 대한 조치명령 이행 여부 확인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검사관 참여가 허가권자의 판단에 맡겨져 있어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는 현재 25명인 검사관을 2028년까지 40여 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인원 확대와 함께 정기·불시 점검을 활성화하고 문제 발견 이후 시정조치와 재점검까지 이어지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학영 의원은 "동물원 검사관 제도는 단순히 허가 절차를 지원하거나 안전사고에 대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육환경과 보유동물 관리 실태를 전문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영동물원은 운영 구조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며 "검사관의 현장 참여를 확대하고 필요할 경우 불시 점검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근거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점검에서 확인된 문제가 시정조치와 이행 확인, 재점검까지 이어질 수 있는 관리·감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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