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0.12 © 뉴스1 김명섭 기자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치적 중립과 '부실·편파 수사 차단'을 약속했다. 하지만 여야는 경찰의 수사 공정성과 사건 처리 역량에 의문을 제기하며 질타를 쏟아냈다.
국감에서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 수사와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의 장시간 조사를 놓고 '봐주기 수사'·'야당 탄압' 공방이 이어졌다. 주요 사건의 늑장 처리와 해외 수사 공조의 한계, 경찰 내부 통제의 허점도 도마에 올랐다.
한동훈 딸 재수사 가능성 열어둬…김재섭 편파수사 의혹은 반박
이날 국감에서 여야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을 놓고 맞섰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의원 딸 사건에서 압수수색과 대면조사 등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문제 삼으며 철저한 재수사를 요구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고발한 사람만 여섯 번 부르고 피고발인 조사는 서면조사 한 번으로 그쳤다"며 "이게 봐주기 편파 수사 아니면 뭐냐"고 지적했다.
김 대행은 "적극적인 수사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새로운 사실관계가 드러나면 재수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찰의 국제형사사법 공조 요청을 검찰이 반려한 뒤 추가 요청이 없었던 점도 쟁점이었다. 사유를 보완해 다시 요청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대행은 오후 질의에서 당시 수사기록과 공조 관련 자료를 재검토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재섭 의원의 장시간 조사 등을 문제 삼으며 '편파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강명구 의원은 김 의원이 정원오 전 서울시장 후보의 칸쿤 출장 의혹을 제기했다가 16시간 46분간 조사받았다며 "야당 의원이라 탄압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또 정 전 후보 사건은 일선 성동경찰서에, 김 의원 사건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배당된 점도 문제 삼았다. 정 전 후보의 피고발인 조사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는다며 수사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 대행은 편파수사 주장에 "정치적인 고려 없이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조사 일정에 대해서도 "김 의원 측에서 일정을 잡았고, 경찰 수사관이 특정 일정을 요구하거나 강압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과 김 대행의 통화 경위도 추궁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0일 대구 상가 천장 붕괴 사고 당시 이 대통령이 가족과 태릉 골프장에 있다가 사고를 보고받고 김 대행에게 인명 구조와 사고 수습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명구 의원은 누가 먼저 전화를 걸었는지와 통화 시각을 물었다. 인명 구조를 담당하는 소방청장이 아닌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통화한 이유도 따졌다.
김 대행은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다"며 답변을 피했다. 대통령과의 통화는 기밀 사항이라 이야기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했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이 1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12 © 뉴스1 김명섭 기자
수사력·내부통제 도마…'거제왕'에 "경찰이 키워온 괴물"
김 대행은 이날 인사말에서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권한의 확대가 아닌 더 무거운 책임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국감에서는 경찰이 커진 책임을 감당할 역량을 갖췄는지 우려하는 질의가 이어졌다.
이상식 민주당 의원은 김병기 무소속 의원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등을 거론하며 "최근 경찰이 수사한 주요 사건들의 늑장 처리에 대해서 심각하게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김병기 의원 수사가 늦어지는 것이 권력의 눈치를 보기 때문 아니냐는 질의에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그렇지 않다"며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수사지휘와 보완 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이 쿠팡 사건 수사 지연을 지적하자 홍 본부장은 "중국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공범 수사 상황에는 "계속 국제 공조 등을 통해 확인하고 보완해 가고 있다"고 답했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기관 해킹 사건을 거론하며 지난해 해외 수사 공조 요청의 56%에 답신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대행은 "해당국의 법체계 안에서 협조가 결정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사건 해결 건수와 처리 기간에 치중한 평가가 부실수사를 유도할 수 있다며 수사지휘 역량 평가체계 개선을 요구했다.
홍 본부장은 내년도 성과지표를 개정하고 있다며 보완수사 요구 횟수와 내용, 처리 결과 등을 반영해 수사 완결성의 평가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지역에 장기간 근무하는 경찰, 이른바 '향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렸다.
윤건영 의원은 오후 질의에서 이른바 '거제왕'으로 불리면서 각종 비위 의혹이 제기된 경남경찰청 소속 A 경정을 경찰 인사 난맥의 대표 사례로 지목했다. 전체 경찰 근무 36년 중 34년을 거제에서 근무했다며 순환인사제가 유명무실해졌다고 비판했다.
김 대행은 "경찰조직이 그동안 키워온 괴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밝히고 합당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행은 경찰개혁 과제에 대해 "수사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가지고 국민 우려를 해소하는 부분이 가장 큰 개혁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올해 4000여 명의 수사 인력을 충원했다며 전문교육과 근속 승진 기간 단축 등 인센티브도 강구하겠다고 했다.
e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