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하던 여자친구가 산 노트북을 몰래 가로채고 헤어진 뒤에는 피해자 명의로 온라인 계정을 만들어 중고거래 사기에 이용한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 이성균 부장판사는 최근 사기, 사전자기록등위작·행사,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모욕 등 혐의를 받는 김 모 씨(32)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김 씨는 지난해 1월 당시 교제하던 여성 A 씨가 약 340만원 상당의 노트북을 구매한 사실을 알고 판매 매니저에게 자신이 A 씨인 것처럼 연락해 배송지를 몰래 변경한 뒤 노트북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노트북을 현금으로 돌려받으려고 환불까지 시도했지만 주문자 명의 계좌로만 환불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자 배송지를 다시 변경해 노트북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범행으로 A 씨와 헤어지게 된 김 씨는 앙심을 품고 중고거래 카페에서 이용할 계정을 피해자 명의로 만들어 중고거래 사기에 이용한 혐의도 받는다.
A 씨가 노트북 편취 사건을 두고 김 씨를 형사 고소하자 김 씨의 범행은 비방으로 이어졌다.
김 씨는 지난해 4월 A 씨가 재학 중인 대학 학생 71명이 참여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A 씨의 신상정보와 함께 성관계와 관련한 모욕적·허위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어 학생 115명이 참여한 다른 오픈채팅방에도 같은 내용의 글을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 측은 재판에서 "A 씨의 동의를 받아 중고거래 카페 아이디를 생성한 것으로 명의를 도용한 것이 아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가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고서야 명의 도용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이고, 김 씨의 중고거래 사기로 얻은 이익을 공유한 정황도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씨는 A 씨와 만나던 중 노트북 구입 사실을 알고 이를 이용해 A 씨 몰래 편취하고, 인터넷 중고거래 사기 범행에 이용할 목적으로 A 씨의 인적사항을 임의로 이용해 아이디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A 씨와 결별한 이후 A 씨가 재학 중인 대학교 오픈채팅방에 A 씨의 신상정보와 함께 모욕적인 글을 전송하거나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게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범행 경위와 수법, 파급효과 등을 감안할 때 죄책이 무겁고 죄질도 상당히 좋지 않다"고 밝혔다.
김 씨가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으로 징역 4년을 복역하고 2024년 7월 출소한 뒤 누범기간 중 다시 범행한 점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됐다. 피해 회복이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누범 전과 외에도 사기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다만 재판부는 김 씨가 일부 범행을 인정한 점과 대학 오픈채팅방에 올린 글을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한 것으로 보이는 점, 다른 사기 사건으로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받아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sb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