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중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차량에 태워 도주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13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두 사건 모두 경찰이 피해자에게 신변 보호용 스마트워치를 지급했지만 실제 긴급 신고에는 활용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시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 등 유형의 피해자에 대한 스마트워치 지급 건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4803건을 기록한 이후 △2022년 8163건 △2023년 9700건 △2024건 1만 532건 △2025년 1만 4183건 등이다. 올해도 1~8월에만 1만 1103건을 기록했다. 5년 동안 지급 건수가 3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스마트워치는 긴급 신고 버튼을 부르면 112에 자동으로 신고가 접수되고 실시간 위치정보가 경찰에 전송된다. 다만 기기가 방전되거나 피해자가 착용하지 않으면 긴급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오인 신고에 대한 부담과 기기의 실효성을 둘러싼 불신 탓에 피해자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피해자가 공소청으로부터 위치확인장치를 대여받을 땐 준수사항 동의서에 서명을 해야 한다. 이 동의서에는 ‘위치확인장치의 사용으로 경찰이 2회 이상 현장출동을 했지만 특별한 보복의 위험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거나 용도 외 방법으로 사용해 반납 요청이 있을 경우 이에 응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경찰력의 불필요한 출동 낭비를 막기 위해서지만 피해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최근 스토킹 위험을 느껴 한 달가량 스마트워치를 받은 적 있다는 A(28) 씨는 “처음 착용한 날 워치를 빼다가 실수로 버튼을 눌렀다”며 “경찰의 빠른 출동에 안심되긴 했지만 이후엔 폭발물을 해제하듯 조심스럽게 착용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손목을 위로 꺾기만 해도 버튼이 눌릴 수 있는 구조였다”며 “오인 신고를 할까 두려워 결국 스마트워치를 조기에 반납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오인 신고를 이유로 기기를 회수할 수 있다는 방침은 피해자에게 매우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오인 신고를 벌칙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든 신고해줘서 다행이라고 피해자를 안심시키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더 근본적으로는 가해자에게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지면 전자감시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범죄피해자 등에 대한 위치확인장치 및 이전비 지원 지침' 내용.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