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 살가운 엄마" "평범한 주부였는데"…'송파 장모 살해' 유족 눈물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13일, PM 05:23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에서 20대 남성이 혼인무효 소송 중이던 아내를 납치하고 장모를 살해했다. 13일 서울 송파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피해자의 빈소.2026.10.13.© 뉴스1 신은빈 기자

"평범한 주부였어요.
교회를 가끔 나갔고, 딸들과도 살갑게 지냈죠." 13일 서울 송파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무거운 공기가 감돌았다.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에서 혼인무효 소송 중이던 아내를 납치한 20대 남성 A 씨에게 살해당한 50대 장모의 유족은 낮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입관식을 마치고 온 유족들은 빈소에 돌아오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억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자인 20대 아내 B 씨 역시 입을 굳게 닫은 채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다가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냈다.

B 씨의 이모부는 "평소 조카(B 씨)와 종종 왕래했는데 고인은 딸과 살가운 사이였다"며 "(고인은) 가끔 교회를 나가던 평범한 주부였다"고 전했다.

유족에 따르면 B 씨는 A 씨의 감금과 폭행 속에서 결혼 생활을 이어갔다.

특히 A 씨는 혼인무효 소송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기 전 B 씨를 감금하고 신분증 사진을 촬영해 B 씨의 집 주소를 알아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B 씨의 작은아버지는 "혼인무효 소송 도중 소장을 통해 (B 씨의) 주소가 노출된 게 아니라 감금당했을 때부터 신분증 사진을 찍어뒀다고 한다"며 "(B 씨가) 사진을 지우면 또 폭행당할까 봐 못 지워서 송파구에 있던 집 주소가 노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B 씨를 향한 폭행은 상습적으로 이뤄졌다. 그의 작은아버지는 "폭행이 있을 때마다 심하게 맞아서 매번 병원 진단서를 끊었다"고 했다.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가 13일 오후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10.13 © 뉴스1 이종수 기자

A 씨는 이날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했지만 계획 범죄 정황과 범행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의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밤색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쓴 A 씨는 '장모를 왜 살해했는지' '범행을 미리 계획했는지' '다른 가족도 살해하려 했는지' 등을 묻는 말에는 모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저녁 결정될 예정이다.

A 씨는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장모를 흉기로 살해한 뒤 B 씨를 차량에 태워 강원 지역으로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추적 끝에 이날 낮 12시 35분쯤 강원 양양군의 한 야산에서 A 씨를 긴급체포했다. B 씨는 경미한 찰과상을 입었으나 안전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을 대체로 시인했지만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C 씨를 살해한 후 강원도로 도주한 것은 명확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A 씨의 차량 안에서는 C 씨를 살해할 때 쓴 흉기 외에도 길이 20㎝ 안팎의 송곳이 발견됐다. 혼인무효 소송 중이던 B 씨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A 씨는 지난 8월 B 씨를 상습 폭행한 혐의로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경찰은 B 씨의 신변 보호를 위해 8월 26일 A 씨에 대한 접근금지 조치를 신청했고, 법원은 9월 30일까지 B 씨의 100m 이내 접근과 전화·문자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을 금지했다. 이후 경찰은 이달 6일 임시조치를 재신청했지만 법원 결정이 내려지기 전 범행이 발생했다.

경찰은 A 씨의 계획·보복 범죄 정황과 범행 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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