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공석 7개월째…시민단체 "대법관 제청 '밀실절차' 개혁해야"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13일, PM 05:45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대법관 후보의 임명 제청을 둘러싼 법적 쟁점과 제도적 개선 방안 제언 토론회'가 진행되는 모습. 2026.10.13 © 뉴스1 이동건 기자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을 두고 대법원과 청와대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행 대법관 임명 절차가 '밀실협의'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대법관 후보의 임명 제청을 둘러싼 법적 쟁점과 제도적 개선 방안 제언 토론회'를 열었다.

앞서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8월 노태우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 청와대는 같은 달 대통령과 대법원장 간 실질적인 협의 없이 서면 제청이 이뤄졌다는 이유로 재제청을 요청했으나 조 대법원장은 재체정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발제자로 나선 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재제청 논란과 관련해 "개탄스러울 만큼 후진적인 논쟁 과정"이라며 "협의라는 관행은 서로 권력의 과실을 나눠 가지는 밀실의 절차였다"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외견상 이번 대법관 임명 파동은 사법 독립의 보호막처럼 가장하고 있지만 실질에 있어선 조 대법원장의 1인 정치 행동에 불과하다"며 "그 자체로서 적절하지 못할 뿐 아니라 우리 사법권을 위기에 빠뜨리는 만용"이라고 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이 사법의 독립을 말하려면 최소한 그 제청 행위가 전체 법관의 의사에 기반했음을 드러내거나 새로운 제청 절차 내지는 협의 절차로 이행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타당한 해결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대법원장 제청권이 법관회의 선출 또는 사법행정위원회의 지명 등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다양한 단체의 대표 등으로 민주적인 추천위원회 구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민변 사법센터 법원개혁소위원회 소속 최용근 변호사는 "대법원장으로서 부적격한 인사가 후보자로 지명될 경우 국회의 임명동의안 부결을 제외하고는 부적격 대법원장의 탄생을 막을 수단이 부재하다"고 현행 제도의 문제를 지적했다.

최 변호사는 대통령의 실질적인 대법원장 임명권을 폐지해 법원이 대통령에게 예속되는 현상을 배제하는 한편 대법관들이 스스로 대법원장을 뽑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이를 위해선 대법관의 다양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기춘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장이 동료 대법관의 임명에 관해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은 합의기관인 대법원의 구성원리로서 부적합하다"며 일반 시민 과반으로 구성된 사법행정 관련 위원회를 만들어 대통령의 대법원장, 대법관 임명에 관한 권한 행사를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상훈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실질적 협의가 없다는 절차상의 이유만으로 반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인사권 남용이 될 수 있다"며 제청된 후보자의 결격사유를 중심으로 살필 것을 제언했다.

한 교수는 "대법관의 제청권과 임명권의 충돌은 단순히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사법부 독립, 민주주의 법치주의, 권력분립 등과 관련한 중요한 문제"라며 대통령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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