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2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10.13 © 뉴스1 이호윤 기자
윤석열 정부와의 정교유착 의혹으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의 항소심 재판이 시작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고법판사 김무신·이우희·유동균)는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총재와 정원주 전 통일교 비서실장,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등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구속집행이 정지돼 병원에 머물고 있는 한 총재는 이날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석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1심의 일부 무죄·공소기각 판단에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고, 형량도 지나치게 가볍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의 '쪼개기 후원' 관련 횡령 혐의에 대한 1심 무죄 판단을 두고 "한 총재가 국민의힘 시도당 후원을 위해 산하 지구에 송금한 2억 1000만 원은 송금할 당시 불법영득의사가 실현됐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1심에서 공소기각된 혐의에 대해서도 "범행 주체와 동기, 목적, 방법 등이 동일하고 합리적 연관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교분리의 근간이 훼손되는 등 다수의 헌법 가치를 중대하게 침해한 사건"이라며 "원심의 선고형은 피고인들의 죄책에 비해 지나치게 가볍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 총재에 대해 "종교단체의 물적·인적 조직을 사유화하고 정치권력과 서로의 이해관계를 충족하기 위한 거래를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국정을 농단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 총재 측은 공모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윤 전 본부장의 진술밖에 없다며 "실질적 반대신문권이 침해돼 증거능력을 배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전 본부장의 독단적인 범행인 만큼 항소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 전 본부장 측은 "1억 원 이상의 자금 지원은 한 총재 지시 없이 실행할 수 없다"며 "최종 수혜자는 윤 전 본부장이 아닌 교단"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수사와 재판에 협조한 점을 참작해 달라며 형의 면제나 집행유예를 요청했다.
이날 공판 말미에는 건강상 이유로 구속집행이 정지된 한 총재에 대한 보석 심문도 진행됐다. 한 총재는 지난달 보석을 청구했다.
한 총재는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약을 먹어야 하는데 누가 도움을 주지 않으면 혼자 못 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주거지에서 치료받으면서 생활할 수 있게 도움을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건강 상태가 어렵다는 것은 알 수 있지만 생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며 보석 기각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을 내달 2일 진행할 예정이다.
한 총재는 정 전 실장,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건네고, 같은 해 3~4월 통일교 자금 1억 4400만 원을 국민의힘 시도당 등에 이른바 '쪼개기 후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해 7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8000만 원대 금품을 건네며 통일교 현안을 청탁한 혐의와 금품 구매대금을 통일교 자금으로 충당한 업무상 횡령 혐의도 받는다.
앞서 1심은 지난 8월 한 총재의 핵심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청탁금지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징역 1년 등 총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증거인멸교사 및 일부 횡령 혐의는 특검팀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소 기각했다. 쪼개기 후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통일교 자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정 전 실장에게는 총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 윤 전 본부장에게는 징역 6개월이 선고됐다.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 이 모 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zionwkd@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