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부장님 수첩에 이름 적혔어"…직원들 긴장시킨 '데스노트' 깜짝 반전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14일, AM 05:05


회의 때마다 무언가를 적어 '데스노트'라 불리던 부장의 수첩을 우연히 확인한 직원이 예상 밖의 기록을 발견했다는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리멤버에는 '회사에서 데스노트라고 불리던 부장님 수첩의 정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직장인 A 씨에 따르면 부장은 노트북이나 태블릿 대신 늘 작은 수첩을 사용했다. 회의에서 A 씨가 발언할 때도, 막내 직원이 이야기할 때도 내용을 적었다. 심지어 과장이 "점심은 중국집 어떠세요?"라고 물었을 때도 수첩에 무언가를 기록했다.

직원들은 수첩에 무엇이 적히는지 알 수 없어 이를 '데스노트'라고 불렀다. 누군가 부장 수첩에 이름이 적힌 것 같으면 "너 아까 부장님 수첩에 적혔어", "망했다, 이직 준비해라"라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그러던 어느 날 회의 도중 부장이 전화를 받으러 자리를 비우게 됐고, A 씨는 펼쳐진 수첩의 맨 위에서 자신의 이름을 발견했다. 이름 아래에는 '발표할 때 긴장하면 말이 빨라짐. 중간에 끊지 말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다른 직원들의 이름 옆에도 비슷한 메모가 있었다.

한 직원에 대해서는 '요즘 자신감 떨어져 있음. 공개적으로 칭찬해 줄 것'이라고 적혀 있었고, 막내 직원에 대해서는 '질문하려다 자꾸 포기함. 먼저 물어봐 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직원들의 단점을 기록하거나 평가하기 위한 수첩인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각자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어떻게 도울지 고민한 흔적이었다.

마침 부장이 자리로 돌아오자 A 씨는 "죄송합니다. 일부러 본 건 아닌데 제 이름이 보여서'라고 사과하자 부장은 "봤느냐"고 물었다. A 씨가 그렇다고 답하자 "그럼 하나만 지워 달라"면서 A 씨의 발표 습관에 관한 메모를 가리켰다. 부장은 "요즘은 많이 좋아졌으니까"라며 웃었다.

이날 오후에는 과장도 자신의 이름 옆에 적힌 내용을 물었다. A 씨가 '매운 거 못 먹음'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알려주자 과장은 부장을 향해 "부장님, 저 매운 거 잘 먹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부장은 수첩을 한참 뒤적이다가 "작년 회식 때 떡볶이 먹고 우유 두 개 마셨잖아"라고 답했다. 동시에 사무실은 웃음바다가 됐고, 과장은 "그걸 아직도 기억하세요?"라고 되물었다. 이에 부장은 "기억 못 하니까 적어 놓는 거지"라고 말했다.

A 씨는 "저는 그 말이 오래 남더라. 직장에서는 일을 잘 기억하는 사람이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쩌면 같이 일하는 사람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좋은 직장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도 부장님은 회의가 시작되자 수첩을 펼쳤다. 이제 누군가 농담으로 '또 데스노트 시작하셨네요'라고 하니까 부장님은 '걱정 마. 아직 아무도 안 죽었어'라고 했다. 저희 팀의 데스노트는 오늘도 계속 작성 중이다. 다만 이상하게도 이 수첩에 이름이 올라가는 건 조금 괜찮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그러면 하나만 지워줘요' 에서 진짜 리더십이 보인다. 그 한 줄 지워드리는 순간이 상 받은 것보다 더 뿌듯했을 것 같다", "저 위치에서라면 업무보다 사람을 먼저 챙기는 게 맞지. 멋있는 부장님이다", "얼마나 팀을 아끼는지 보인다", "정말 따뜻한 상사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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