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 송파구에서 혼인무효 소송 중이던 아내를 납치한 20대 남성에게 살해당한 장모의 발인식이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2026.10.14.© 뉴스1 신은빈 기자
'송파 장모 살해' 사건으로 숨진 50대 여성의 유족이 고인의 마지막 길에 눈물을 쏟아냈다. 유족은이 사건 피의자인 A 씨가 평소 고인의 딸인 B 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했다고 말했다.
고인의 시동생이자 B 씨의 작은아버지는 발인식이 열린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장례식장에서 "조카(B 씨)가 이 같은 결혼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B 씨의 가족은 A 씨와 일면식이 없었다. B 씨는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A 씨와 혼인신고를 했고, A 씨의 협박과 상습 폭행 속에서 결혼 생활을 이어갔다.
유족들은 B 씨가 경찰 조사에서 A 씨가 흥신소에 가족들의 동선을 추적하도록 의뢰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들었다고도 전했다.
특히 A 씨는 B 씨와 혼인무효 소송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기 전 그를 감금하고 신분증 사진을 촬영해 범행 장소인 B 씨의 집 주소를 알아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작은아버지는 "혼인무효 소송 도중 소장을 통해 (B 씨의) 주소가 노출된 게 아니라 감금당했을 때부터 신분증 사진을 찍어뒀다고 한다"며 "(B 씨가) 사진을 지우면 또 폭행당할까 봐 못 지워서 송파구에 있던 집 주소가 노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B 씨를 향한 폭행은 상습적으로 이뤄졌다. 작은아버지는 "한두 대 정도가 아니었다. 폭행이 있을 때마다 심하게 맞아서 매번 병원 진단서를 끊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범행 당시) 비명을 듣고 나왔을 때는 형수님(고인)이 칼을 맞고 쓰러져 있어 지혈하느라 가해자를 쫓아가지 못했다"고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고인의 발인식은 이날 오전 10시 40분쯤부터 진행됐다.
줄곧 숨죽여 울던 B 씨는 어머니의 위패를 들자마자 떨리는 목소리로 울음을 쏟아냈다. 고인의 분향실이 마련된 복도는 B 씨와 그 뒤를 따르는 유족들이 흐느끼는 소리로 가득 찼다.
한 유족은 "나 놔두고 가면 어쩌냐, 이렇게 가면 안 돼"라고 울부짖으며 관을 끌어안았다. 다른 유족은 분을 못 이겨 울면서 소리를 질렀다.
장례식장 정문 앞은 전날 비가 내린 뒤 맑게 갠 하늘 아래 오열하는 소리만 울려 퍼졌다. B 씨를 포함한 고인의 두 딸은 소리를 낼 기운이 없는 듯 조용히 눈물만 흘리며 어머니의 관이 차량에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오전 10시 50분쯤 유족들은 운구 차량에 모두 올라타 장지로 향했다.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가 13일 오후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10.13 © 뉴스1 이종수 기자
한편 법원은 전날(13일) 오후 존속살해와 특수감금 혐의를 받는 A 씨에 대해 "도망할 염려와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씨는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에서 장모를 과도로 살해한 뒤 B 씨를 차량에 태워 강원 지역으로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날 강원 양양군의 한 야산에서 B 씨를 긴급체포한 후 서울 송파경찰서로 압송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을 대체로 시인했지만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그의 차량 안에서는 범행 당시 쓴 과도 외에도 길이 20㎝ 안팎의 송곳이 발견됐다. 혼인무효 소송 중이던 A 씨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다고도 진술했다.
앞서 A 씨는 지난 8월 B 씨를 상습 폭행한 혐의로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이번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B 씨의 신변 보호를 위해 8월 26일 A 씨에 대한 접근금지 조치를 신청했고, 법원은 9월 30일까지 B 씨의 100m 이내 접근과 전화·문자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을 금지했다. 이후 경찰은 이달 6일 임시조치를 재신청했지만 법원 결정이 내려지기 전 범행이 발생했다.
경찰은 A 씨의 계획·보복 범죄 정황과 범행 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be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