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인천 남동구 홈플러스 푸드코트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1명이 심정지 상태에 빠지는 등 마트 및 영화관 이용객 8명이 다쳤다. 사진은 건물 2층 식당가 CCTV에 담긴 피의자 모습.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13 © 뉴스1
인천 대형마트 흉기 난동 피의자가 보호관찰관과의 면담 직후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알려지면서, 현행 전자감독 체계의 실효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단순히 전자발찌를 부착하는 것을 넘어 재범 위험성을 면밀히 평가하고 필요시 다시 구금하는 식의 제도 강화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14일 경찰과 법무부에 따르면, 전날(13일) 오후 1시 49분쯤 홈플러스 구월점이 입점해 있는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출동한 경찰은 남성 A 씨(59)를 현행범 체포했지만 결국 A 씨가 휘두른 흉기에 9명이 다쳤다.
A 씨는 전처 살인 미수 혐의로 4년간 복역한 후 2019년부터 전자발찌 부착 대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2029년 2월까지 전자발찌를 부착해야 하는데, 이번 범행 당시에도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였다.
전자발찌는 재범 위험성이 높은 성폭력·살인·강도·스토킹 범죄자들에게 부착해 24시간 위치와 이동 경로를 파악함으로써 재범을 방지하려고 마련된 제도다. 보호관찰관들은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와 수시로 만나 면담하고 주거지를 방문해 특이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전자발찌 대상자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보호관찰관이 수시로 면담하는 수준으로는 이들의 범죄를 미리 알아차리거나 막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이번 사건에서도 전자발찌·보호관찰관 제도는 역부족이었다. 심지어 A 씨는 오전 11시 20분부터 35분간 보호관찰관과 면담하고 정신질환 치료약 복약 검사 등을 받았다. 범행 한 시간 전인 12시 30분까지 보호관찰관과 점심 식사도 했다.
A 씨의 폭력적 성향과 범행 가능성은 이미 지난달에도 드러난 바 있지만 별다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A 씨는 지난달 계양구의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다가 흉기 소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때도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발찌를 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동 경로와 범죄 행위가 당국에 의해 관리받고 있다는 압박감이 없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전자발찌 착용자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부적절한 행위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한데, A 씨는 이동과 행동에 압박감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수시로 법을 어기고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사람에게 보호관찰관들이 거꾸로 사정하면 무슨 쓸모가 있냐"고 지적했다.
13일 인천 남동구 홈플러스 푸드코트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2026.10.13 © 뉴스1 이호윤 기자
실제로 전자감독 제도를 비웃듯, 전자발찌를 착용하고도 준수사항을 어기는 이들이 매년 꾸준히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가 올해 1월~7월 외출제한·접근금지·출입금지 등 준수사항을 위반한 사례는 599건에 달했다. 전자감독 대상자 준수사항 위반 건은 2023년 900명, 2024년 776명, 2025년 970건 등 수백건을 유지하고 있다.
전자감독 대상자는 늘어나는데 이들의 지도감독을 전담할 인력과 무도실무관 등은 부족하다.무도실무관은 전자감독 대상자의 이동경로를 분석하고 상시 출동 대기하며 보호관찰관을 보조하는 인력이다.
일대일 전담인력과 수사인력을 제외하고 실제 현장에서 대상자를 관리하는 지도감독 전담 인력은 올해 8월 기준 234명, 무도실무관은 17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감독 대상자가 5273명임을 고려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전문가들은 전자발찌 및 보호관찰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선제적인 격리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호관찰관의 수와 권한을 늘려 재범 위험성을 적극 평가해, 재범 가능성이 높은 이들은 격리 조치를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자발찌 취지는 범죄자가 관리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강하게 자각시키는 것인데 이를 해내지 못한 것"이라며 "보호관찰이 재범 가능성과 위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위치만 파악한다면 이건 사회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보호관찰관 면담의 재범 위험성 평가를 더 세밀하게 만들고, 재범 가능성이 보였을 시 다시 구금까지 이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배상훈 교수도 "지금의 보호관찰관이 생활을 관리하는 수준으로 형식적인 면담을 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정기적으로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를 방문해 위험도 평가를 하고 구금이 가능하도록 강제력과 행정력을 보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보호관찰관을 재사회화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들로 채워나가되, 고위험 범죄자에게 약물치료를 강하게 해야 한다"며 "또한 형식적인 면담은 보호관찰관이나 전문가라도 의미가 없으니, 보호관찰관을 전문화하고 예산을 늘려서 인력도 충원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법무부는 전자감독 관리 과정 전반을 재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는 전날 "전자감독 지도감독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필요한 제도 개선과 보완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겠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sinjenny9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