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화폰 전자 정보 삭제 등의 혐의를 받는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지난 5월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박 전 처장은 2024년 12월 6일 윤 전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의 비화폰 사용자 계정을 원격 삭제해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 형사사건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1심은 지난 5월 21일 공소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내란 특검팀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했고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먼저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 김 전 청장의 비화폰에 저장된 통화내역 등이 내란 형사사건의 증거에 해당하며 박 전 처장도 이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박 전 처장이 비화폰 사용자 계정을 삭제하면 단말기에 저장된 통화기록 등 전자정보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삭제를 승인했다고 봤다. 증거인멸을 적극적으로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그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용인한 만큼 고의가 인정된다는 취지다.
조태용 전 국정원장과의 공모관계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처장이 김 전 청장과 윤 전 대통령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하고, 홍 전 차장의 비화폰 정보는 조 전 원장과 공모해 삭제했다고 판단했다.
보안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정당한 업무였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홍 전 차장과 윤 전 대통령의 비화폰 계정 삭제를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양형에서는 대통령경호처장으로서의 지위와 책임을 무겁게 봤다. 재판부는 박 전 처장이 경호처 업무를 총괄하고 조직 전체를 지휘·감독하는 위치에 있었던 만큼 범행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화폰 정보 삭제로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 형사사건에 관한 실체적 진실 발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국가의 형사사법권 행사에도 지장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박 전 처장이 비화폰 계정 삭제를 적극적으로 지시하거나 주도하지 않은 점, 증거인멸을 적극적으로 의도하거나 목적으로 삼지는 않은 점, 30년 가까이 공직에서 성실하게 일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박 전 처장은 이와 별개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상태다. 해당 사건의 항소심 선고는 오는 28일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