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피싱 전화 ‘010’ 세탁…변작 일당, 징역 10년 중형 선고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4일, PM 02:40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발신번호를 ‘010’ 번호로 조작한 중계소 관리책 2명이 1심에서 최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공소청은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약 2배의 형을 선고했다.

해외 피싱 조직의 전화가 국내 ‘010’ 번호로 표시되도록 조작하는 데 사용된 휴대전화들. 이를 관리한 박모 씨와 팽모 씨는 14일 1심에서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경찰이 앞서 검거 당시 숙박업소에서 확인한 중계용 휴대전화 모습. (사진=금천경찰서)
해외 피싱 조직의 전화가 국내 ‘010’ 번호로 표시되도록 조작하는 데 사용된 휴대전화들. 이를 관리한 박모 씨와 팽모 씨는 14일 1심에서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경찰이 앞서 검거 당시 숙박업소에서 확인한 중계용 휴대전화 모습. (사진=금천경찰서)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고소영 판사)은 14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 씨와 팽모 씨의 선고공판을 열고 박 씨에게 징역 10년, 팽 씨에게 징역 9년6개월을 선고했다. 서울남부공소청은 지난달 21일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해외 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전국 모텔에서 발신번호 변작 중계소를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텔레그램·위챗으로 조직의 지시를 받고 천안·구리·창원·거제·울산·강릉 등지의 모텔에 1주일 간격으로 투숙하며 대포폰 136대와 유심칩 395개 등을 이용했다.

범행은 해외 조직원이 피해자에게 건 전화나 보낸 문자가 국내 휴대전화에서 발신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었다. 조직원들은 두 사람이 관리하는 휴대전화에 원격제어 앱을 설치해 해외에서 인터넷전화 등으로 연락할 때 발신번호가 ‘010’으로 표시되도록 조작했다. 피싱 조직은 이렇게 조작한 번호로 공공기관을 사칭해 식당이나 숙박업소에 예약한 뒤 특정 업체에서 물건을 대신 구매해 달라며 송금을 유도하고 잠적하는 ‘노쇼 사기’를 벌였다. 범행으로 인한 피해자는 39명, 피해금액은 약 11억원이다.

재판부는 박 씨가 발신번호 조작 외에도 피해금을 다른 계좌로 이체해 별도의 사기 범행을 도운 점과 두 사람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점을 불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 다만 박 씨가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팽 씨도 법리적으로 다투는 부분을 제외한 사실관계를 인정한 점, 두 사람 모두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

재판부는 “조직적인 전기통신금융사기가 피해자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히고 사회적 피해도 크다”며 “두 사람이 대가를 받고 휴대전화 단말기로 발신번호를 조작하며 사기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중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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