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6.7.9 © 뉴스1 이광호 기자
12·3 비상계엄 이후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의 비화폰 계정을 삭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이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2부(고법판사 조진구 김민아 이승철)는 이날 오후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박 전 처장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전 처장은 (비화폰 기록이) 삭제될 당시 이 전자정보가 윤석열 등의 내란 형사사건의 증거임을 알았다고 보기 타당하다"며 증거인멸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1심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박 전 처장은 공소사실과 같이 김봉식, 윤석열, 홍장원의 비화폰에 대해 삭제 조치해 윤석열 등의 내란 형사사건에 대한 증거를 인멸했다"며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다"고 밝혔다.
앞서 1심은 박 전 처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비화폰 삭제 조치가 보안 조치로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증거를 인멸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특검팀은 2심에서도 원심 때와 같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앞서 박 전 처장은 2024년 12월 6일 윤석열 전 대통령, 홍 전 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의 비화폰 통화 내역을 원격으로 삭제해 비상계엄 관련 증거를 인멸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팀에 따르면 박 전 처장은 당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비화폰을 '원격 로그아웃' 처리했는데,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기록 등 전자정보도 함께 삭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처는 홍 전 차장이 국정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 이뤄졌다. 홍 전 차장은 면직 처리가 완료되는 대로 국정원 보안담당처에 비화폰을 반납할 예정이었으나 박 전 처장은 "홍 전 처장 소재 파악이 안 되고 연락 두절이라 비화폰 회수가 불가능할 것 같다"는 조태용 전 국정원장의 말에 원격 로그아웃 조처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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