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역 최원종 이어 인천 흉기난동범도 '상업 시설' 노렸다…"관심 극대화"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14일, PM 06:31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씨앤씨(See&See) 건물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13 © 뉴스1

지난 13일 9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인천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가 범행 장소로 대형 상업 시설을 고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흉기를 테이프로 손에 고정한 뒤 일면식 없는 사람들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에 나선 것은 그의 범행 동기를 규명할 실마리로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피해를 극대화하면서 최대한 오랫동안 범행을 지속해 사회적 관심을 끌어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최근 몇 년간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지만 이번 인천 흉기 난동은 지난 2023년 1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서현역 칼부림 사건'과 비슷한 성격의 공중 테러 사건이라는 해석도 제기한다.

14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인천 남동구 구월동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A 씨(59)는 "병원 (무좀) 치료에 대한 불만을 사회에 알리기 위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만을 들어주는 곳이 없어 사회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큰 범행을 저지르면 관심을 갖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불만이 있던 병원이 아니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만 있는 복합 상가에서 범행한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경찰은 A 씨가 횡설수설하거나 답변을 거부하고 있어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정확한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 씨가 범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형 상업시설을 골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현역 칼부림 사건 때에도 피해자는 역사와 연결돼 유동 인구가 많은 백화점 지상층을 범행 장소로 삼았다.

서현역 칼부림 사건은 지난 2023년 8월 20대 남성인 최원종이 분당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1~2층에서 흉기 2자루를 들고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휘두른 사건이다. 최 씨의 범행으로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경찰 조사에서 '자신을 스토킹하는 집단이 있다'고 진술한 최 씨의 범행은 피해망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결론 났는데, 정신과 진료 이력이 있는 A 씨의 범행이 최 씨의 사례와 유사점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정신건강 문제와 강력범죄 간 인과관계를 확정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여전하지만, 최 씨와 A 씨 모두 대형 상업 시설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을 벌인 만큼 유사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상당하다.

특히 상업시설은 인구가 밀집했으면서도 수평·수직 방향으로 이동도 자유로워 공격적인 범행에 적합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특별한 보안 장치나 경찰 인력 등도 배치되지 않아 제지당하기까지의 시간도 오래 걸린다.

경찰청 1기 프로파일러였던 배상훈 우석대 경찰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단순히 사람이 많은 곳만 생각한다면 시장도 있겠지만 이런 곳은 운신의 폭이 좁아 범행이 쉽게 제지당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백화점·마트 등은 방문객들의 경계 심리가 비교적 덜한 일상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기습적인 범행에 유리했을 거란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피의자가 제압 등으로 흉기를 뺏기지 않게 신경 쓴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경찰 등이 확보한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 씨는 양손에 흉기를 들고 테이프로 고정했다.

두 차례의 살인미수 전력이 있는 A 씨는 당시 경찰로부터 흉기를 빼앗길 뻔한 경험을 학습했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최대한 많은 사상자를 내고자 흉기를 손에 고정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과 9범으로 알려진 A 씨가 본인의 폭력적 방식이 통한다고 확신했고, 학습을 통해 그 수법을 진화시켰을 거란 분석도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2015년 살인미수 사건 등을 포함해 전과 9범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전처를 대상으로 한 살인미수 범죄의 경우 A 씨가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부족하단 재판부 판단에 따라 징역 4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배 교수는 "모든 사람이 관심을 받으려고 다중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지 않는다. 그런데 피의자는 그렇게 학습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한 관심받고 싶어 범행을 오래 지속하려 했을 거고, 그런 의도로 여러 개의 흉기를 챙기고 손에 묶었다"고 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역시 "피의자는 기본적으로는 자신의 불만을 합리적인 절차로 해결하려 하기보단 폭력의 형태로 해결하는 게 학습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legomast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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