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헌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10.14 © 뉴스1 박세연 기자
공천헌금 명목으로 1억 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선우 무소속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강 의원은 선고 직후 "정말 억울하다"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14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강 의원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1억 원의 추징을 명했다.
함께 기소된 김 전 시의원에게는 징역 1년을, 강 의원의 전 보좌관 남 모 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검찰(현 공소청)은 강 의원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 원을, 김 전 시의원에게 징역 2년을, 남 씨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에게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두 사람의 보석을 취소하고 법정구속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22일 보석으로 석방된 바 있다.
재판부는 강 의원이 지난 2022년 1월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김 전 시의원을 만나 현금 1억 원이 든 쇼핑백을 전달받았다고 판단했다.
강 의원은 남 씨가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몰래 돈을 받아서 사용했고 김 전 시의원과 남 씨가 선처를 받으려고 허위진술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역위원장의 의사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는 공관위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강 의원이 서울시의원 후보자 발굴과 공천심사 과정에서 의견을 제시하는 등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김 전 시의원이 선거 출마를 위해 지역구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남 씨를 만났고, 남 씨가 강 의원에게 김 전 시의원의 출마 의사와 금품 제공 의향을 사전에 전달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구체적인 목적 없이 정치적 활동의 차원에서 김경을 만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두 사람의 만남 당시 김 전 시의원이 공천과 관련해 현금 1억 원을 제공하려는 의사가 있었다는 걸 강 의원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현금 전달 경위와 관련해 '뭘 이런 걸' '웃으면서 받으셨습니다'라고 한 김 전 시의원의 진술에 대해서도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가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구체적이고 생생하다"며 신빙성을 인정했다.
남 씨가 강 의원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 1억 원을 받아 개인적으로 썼다는 강 의원 주장도 배척했다. "공천을 받으려는 김경으로서는 공천에 영향력이 있는 피고인(강선우)이 아닌 남 씨에게 1억 원이라는 거액을 교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피고인(강선우)은 김경으로부터 1억 원이 든 쇼핑백을 전달받은 후 공관위 공천심사 과정에서 김경에게 직접 많은 도움을 줬을 뿐 아니라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며 이를 유죄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강 의원은 2022년 4월 중순 김 전 시의원과 통화하며 공천 면접 질문을 미리 알려줬고, 공천심사 결과 김 전 시의원은 73점을 받아 40점대에 불과했던 다른 두 후보자를 크게 앞섰다.
재판부는 "김경이 후보자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았던 상황에서 전략공천이 결정되자 김경이 남 씨를 통해 피고인에게 항의했고, 피고인은 이를 무마하기 위해 공관위 회의에서 김경을 단수 후보로 추천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강 의원이 수수한 1억 원을 아파트 임대보증금으로 사용한 사실도 인정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강 의원은 2022년 3월 서울 강서구 한 아파트에 대해 보증금 7억 5000만 원의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계좌에 있던 1000만 원과 현금 2억 4000만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대출로 마련했다.
강 의원은 이때 사용한 현금은 같은 해 3월 시부상 때 받은 조의금 2억 원을 보관하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강 의원이 제출한 조의금 명단에 비춰볼 때 약 140여 명이 낸 현금이 2억 원 상당에 이른다는 건 경험칙에 반한다고 봤다.
공천헌금 명목으로 1억 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왼쪽)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14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10.14 © 뉴스1 박세연 기자
재판부는 양형이유에서 공천을 대가로 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는 민주주의 선거제도의 근간을 훼손하는 범죄라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정치자금법이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기부하고 기부받는 행위는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를 결정하는 단계부터 후보자 추천 과정을 왜곡한다"며 "그 결과 공직을 맡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 후보자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어 민주주의 선거제도의 공정성을 해치고 선거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적인 정치자금 수수와 후보자 선출 과정에서의 문제가 여러 차례 사회적 문제로 부각돼 공천 관련 불법 정치자금을 엄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지 오래됐음에도 1억 원이라는 거액을 수수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이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은 점, 금전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 전 시의원에 대해선 범행을 자백하고 수사와 재판에 협조한 점을 참작했으나 실제 공천을 받고 당선된 것을 불리한 정상으로 봤다. 남 씨는 범행을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한 점, 개인적 이익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선고 직후 강 의원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항소심에서 결백을 밝히겠다"고 했다.
그는 "정말 억울하다. 저는 어떤 돈도 받은 적이 없다"며 "명확하고 객관적인 증거를 제출했음에도 주장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진실은 반드시 드러날 것"이라고 적었다.
강 의원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던 공소청 측은 "판결문 검토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zionwkd@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