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구대책인데 목표 출산율은 비밀?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5일, PM 07:28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학창 시절 매달 성적표를 받아보는 심정으로 출산율과 출생아 수를 받아 봅니다.”

지난 14일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 브리핑에서 김진오 인구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같이 말했다. 출산율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정작 이번 계획에는 2030년까지 출산율을 얼마나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치가 빠졌다. 매달 성적표를 받아본다는 정부가 앞으로 몇 점을 받겠다는 목표는 밝히지 않은 셈이다.

정부가 발표한 국가인구전략은 청년 일자리와 주거, 결혼·출산 지원부터 노후생활과 지역소멸 대응까지 117개 기본과제와 7개 도전과제를 담았다. 기존 출산율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인구감소에 적응하고 사회경제 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방향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 출산율이 반등하더라도 오랜 저출생의 영향으로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피하기 어렵다. 문제는 인구대책이라는 이름 아래 청년·노인대책을 한데 모은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점이다. 청년 일자리를 늘리고 노후생활을 지원하는 일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인구감소 속도를 얼마나 늦추겠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국가데이터처가 2023년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서 2030년 합계출산율은 중위 기준 0.82명, 고위 기준 0.98명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2030년 출산율을 0.92명으로 전망했다. 2024년 정부가 제시했던 2030년 목표 1.0명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그런데 이번 계획의 대표 지표는 출산율이 아닌 삶의 만족도와 경제활동참가율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각각 6.6점에서 7.0점, 71.8%에서 74%로 높이겠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출산율 목표에 대해 목표 미달에 따른 파장과 국민 부담을 이유로 “목표치 제시는 지양하고 싶다”고 했다. 출산 강요를 경계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정책 목표와 출산 강요는 별개다. 목표는 정부의 성과를 평가할 기준이다.

인구감소에 적응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그러나 감소 속도를 늦추기 위한 목표까지 빠져서는 안 된다. 성적표를 받아보는 것과 목표를 세우고 책임지는 것은 다르다.

[포토]이지현 사회부동산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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