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왼쪽)과 이상민 전행정안전부 장관. 2023.8.17 © 뉴스1 유승관 기자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이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 예산 불법 전용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징역 4년과 징역 3년 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특검팀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이정엽) 심리로 열린 김 전 실장과 이 전 장관 등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함께 기소된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에게는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최종의견에서 "김 전 실장 등은 정부 출범 초기 국가 권력을 사유화해 조직적, 계획적으로 범행했다"며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등의 독립된 행정 권한을 침해한 것으로 인적·물적 피해가 중대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는 관저라는 상징적 공간을 사실상 취향과 의중대로 좌지우지했고, 그에 따라 자격 없는 영세 업체가 공사를 맡았다"며 "비서실은 당연히 적정성과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해 예산에 맞게 공사비를 줄이거나 추가 마련했어야 하는데도 피고인들은 21그램이 요구한 공사비를 그대로 수용하고 예산을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전 실장에 대해 "예산 전문가로서 예산 집행의 위법성을 충분히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 과정에서 퇴직 관료를 동원해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책임을 전가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에 대해선 "내부적인 반대 분위기를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정부청사관리본부 예산으로 20억 9000만 원을 투입하도록 지시했다"며 "관저 이전과 관련해 담당 과장을 승진에서 제외하고 좌천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전 비서관과 윤 전 비서관에 대해선 "순차적 지시를 통해 기재부의 예산 전용 승인을 압박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 측은 "국가재정법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를 모두 거친 적법한 예산 전용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어 "관저 공사는 행안부 소관이며 김 전 실장에게는 일반적 직무권한이 없었고 사익 추구도 없었다"며 "법 테두리 안에서 허용된 최선의 행정 결단이었을 뿐"이라고 했다.
김 전 실장은 최후진술에서 "행안부나 기재부 누구에도 직접 지시하거나 전화한 적이 없다"며 "예산통이라는 사람이 사실을 은폐하려고 재정 원칙을 어기고 위법한 행위를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 측은 당시 건물의 관리청이 행안부였다는 점을 들어 "대통령비서실 예산을 쓰는 건 오히려 문제가 더 커지는 것"이라며 "만에 하나 정부청사관리본부가 해당 예산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해도 이는 감독책임이지 형사책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최후진술에서 "추가 공사비가 필요한 이유를 기재부에 잘 설명해서 원만하게 추진하라고만 했을 뿐"이라고 했다. 김 전 비서관은 "당시 누구도 위법·불법이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7일 오전 10시 30분에 선고하기로 했다.
김 전 실장 등은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당시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에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같은 해 5~7월 20억 9000만 원의 행안부 예산을 불법 전용하도록 압박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3대 특검팀의 남은 의혹을 수사한 종합특검의 1호 기소 사건이다.
zionwkd@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