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관계성 범죄 잇따르자 '스스로 보호하자'…호신용품 찾는 시민들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17일, AM 06:00

'인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난 15일 인천 남동구 대형 상업시설에 경찰이 순찰을 하고 있다. 2026.10.15 © 뉴스1 이호윤 기자
'개인 호루라기 챙기고, 스마트폰 긴급 SOS 버튼 기억해 두세요.
제일 중요한 건 이어폰 한쪽 빼고 걷기입니다.' 17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엑스(X)에는 '현실적으로 효과 있는 호신용품 5가지'란 제목으로 호신용품 정보를 공유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게시된 지 하루 만에 조회수 1만 회를 넘기며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티나게 공유됐다.

최근 도심 곳곳에서 관계성 범죄와 흉기 난동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서울 송파구 장모 살해·아내 납치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13일에는 인천 흉기 난동과 전주 아내 살해 사건 등 강력범죄가 잇따랐다.

시민들은 일상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호신용품을 구비하거나 호신 기술을 공유하고 있지만, 개인의 방어 노력만으로는 강력범죄를 예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우 모 씨(28·여)는 "사는 곳과 멀지 않은 곳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들으니 너무 무서웠다"며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평소보다 귀가도 서두르게 됐고 호신용품이라도 구비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한 엑스 이용자는 '의자로 살아남기'란 제목의 호신 영상을 공유하며 "칼을 든 괴한과 직면했을 때는 피하는 게 최선이지만 불가피한 상황에서 의자가 훌륭한 방어 도구가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인천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50대 남성을 시민들이 의자로 제압한 것을 두고 관련 호신 영상이 주목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게시물은 공유된 지 이틀 만에 조회수 47만 회를 넘겼다.

(엑스 갈무리)

일상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시민들의 움직임은 호신용품 시장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서울 관악구의 생활용품점에서 만난 직원은 "요즘 들어 호신용 호루라기가 있는지 물어보는 손님이 간간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대낮에도 강력 사건이 발생한 데다 경찰이 지급하는 스마트워치를 소지했음에도 피해를 본 사실이 전해지면서 우려가 크다는 반응도 나왔다.

저녁 시간대 출근이 잦은 간호사 박 모 씨(29·여)는 "최근 발생한 사건들의 피해자는 스마트워치를 모두 갖고 있었다는데 호신용품을 사도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범죄 표적이 되지 않는 일이 최선인 것 같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경계만으로는 강력범죄를 예방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특히 호신용품을 잘못 사용하면 범죄 위험성이 오히려 커질 수 있으니, 애초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범죄자의 동선과 범행 가능성을 추적 관찰하는 등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호신용품이 필요한 상황은 대부분 여성·노인 등이 상대적으로 강한 남성을 마주했을 경우라 제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작다"며 "자칫 호신용품을 가해자에게 뺏기면 오히려 피해자를 위협하는 흉기가 될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은 정당방위 인정 범위도 굉장히 적기 때문에 호신용품만으로 상황을 벗어나고 범죄를 예방하는 일은 어렵다"며 "고위험군 범죄자가 애초 사회에 활보할 수 없도록 유관기관의 보호관찰과 추적 등 범죄자 관리 제도를 강화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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