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유죄까지 책임"…중수청 '책임수사제' 실효성 담보하려면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17일, AM 06:30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 사무실. 2026.10.15 © 뉴스1 김진환 기자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이 책임 있는 사건 처리를 위해 실시하겠다고 공언한 '책임수사제'의 구체적인 설계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제도 도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수사 결과뿐 아니라 수사 과정의 적법성과 충실성을 평가하고 수사관 개인에게 책임을 집중하지 않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청장은 지난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기미제 사건 해결 방안을 묻는 질의에 "책임수사제를 강력하게 시행할 것이고 상벌도 확실하게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김 청장은 당시 "(중수청 수사관이) 자기가 맡은 사건을 죄가 된다고 판단해 송치했다면 그걸로 끝이면 절대 안 된다"며 "사건이 기소되는지, 기소돼서 유죄가 나는지, 여기까지 수사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책임수사제는 중수청 수사관이 사건을 송치한 뒤에도 공소청의 기소 여부와 재판 결과까지 챙겨 수사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이는 수사기관이 사건을 송치하는 것으로 역할을 끝내지 않고 후속 절차까지 살피도록 해 이른바 '부실수사' 등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책임수사를 통해 수사의 완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이 없는 상황에서, 수사의 완결성을 위해서라도 수사관들의 책임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도 "수사와 공소제기 여부, 공소유지로 이어지는 단계를 단절하지 않고 중수청이 진행했던 사건에 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필요한 경우 조치를 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사 결과에 대한 사후 점검은 송치 이후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추적하고, 수사 단계에서 놓친 쟁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2026.10.14 © 뉴스1 신웅수 기자

다만 법원의 판결을 수사관의 책임으로 직접 연결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사관이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까지 인사평가나 상벌에 반영할 경우, 제도의 취지와 달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제도의 취지와 필요성은 이해한다면서도, 법원의 판단에 대해서까지 책임을 지도록 한다는 구상에는 의아함을 표했다. 수사의 완결성과 유죄 판결을 얻어내는 성과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김 연구위원은 "수사기관의 책임이라는 것이 유죄 판결을 받아내는 게 핵심이 아니라, 객관적인 증거와 적법한 절차에 따른 범죄 혐의 유무를 충실하게 규명하는 데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 판결에 대한 책임을 인사평가나 고과, 상벌과 연계할 경우 "무리한 수사라든지 편향 수사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책임수사제가 어떠한 기준으로 설계되느냐에 따라 제도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양 변호사는 상벌 체계는 검찰 등 기존 조직들에도 있었으나 더 분명하게 정립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기존 제도의 발전적인 형태가 될 수도 있고, 단순한 레토릭(수사)에 그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다"고 했다. 또 상벌 체계의 영향으로 소극적인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촘촘한 제도 설계가 책임수사제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책임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수사관들이 불이익을 우려해 소극적으로 수사하거나 반대로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혐의를 입증하려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책임수사(기준)를 기소율이나 유죄율이 아닌, 수사 과정의 적법성 내지는 충실성에 둬야하지 않을까 싶다"며 "수사관 개인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수사 지휘·감독자의 책임도 명확하게 함으로써 수사기관 전체가 적법하고 충실한 책임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까진 구체적인 제도 시행 시점이나 성과평가 기준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중수청의 인력과 설비, 타 기관과의 협력 체계 등이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인 만큼 중수청의 조기 안착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15일 전체회의를 열고 인사청문경과 보고서를 채택,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임명안을 재가했다. 김 청장은 전날(16일)부터 출근해 업무보고 등을 수행했다.

k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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