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양형자료 조사권' 법안…"한강대교 두고 나룻배 타겠단 격"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18일, AM 10:20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6.3.19 © 뉴스1 이광호 기자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이 직접 양형자료를 수집·검증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한강대교가 바로 옆에 있는데 굳이 나룻배로 한강을 건너겠다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와서 양형자료 수집에 공백이 생긴다며 법원의 조사권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들이 추진한 제도의 결함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면서 이처럼 밝혔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달 11일 법원 조사관에게 양형자료 조사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박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현행법상 조사관에게 기관에 대한 의견조회 및 관계자료 열람 등의 권한이 없어, 법원 조사관에 의한 현행 양형조사는 대부분 면담을 통한 단순 사실 확인업무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검사의 수사권 폐지로 수사기관이 수집·현출하는 양형자료에 공백이 생길 수 있기에 법원이 직접 양형자료를 수집·검증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수사단계에서 피해자의 의견진술 통로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공판단계에서 피해자의 목소리를 충실히 청취·반영할 보완장치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없애더니 이제는 법원에 수사를 맡기겠다는 것인가"라며 "부산 가는 고속도로가 뻥 뚫려 있는데 굳이 오솔길을 찾아 부산까지 걸어가겠다는 격이다. 이것이 바로 원리주의의 참담한 실상이다"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양형자료는 공판단계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에서부터 필요하다"며 "기소유예는 불필요한 형사처벌을 피하고 피의자의 사회복귀를 도모하는 중요한 형사정책적 수단"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 판단에 필요한 사실확인 수단을 없애 놓고 무슨 합리적인 기소재량을 기대한다는 말인가"라며 "법원에 양형조사관을 두는 방법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기소 이전 단계의 검사의 적정한 판단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검사의 사실확인 권한을 없애 놓고 그 공백을 법원의 조사권 확대로 메우겠다는 것은 결국 법원을 수사기관화하겠다는 발상"이라며 "왜 검사가 해야 할 일을 법원에 떠넘기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없애겠다는 명분에 집착하다가 기소 단계에서는 검사의 판단능력을 무력화하고, 공판 단계에서는 법원의 중립성마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6개월 정도 지켜보자. 그런 다음 문제를 모아서 한꺼번에 정리하자. 그게 지금으로선 그나마 답이다"라고 덧붙였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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