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아내가 남편 몰래 공동 통장에서 2000만 원을 처제에게 보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부부가 3년 동안 아껴 모은 내 집 마련 자금이 처제의 결혼 비용으로 사용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남편은 배신감과 허탈함을 토로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와이프가 처제 결혼자금으로 이천을 몰래 보냈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전날 공동 통장을 정리하던 중 수상한 거래 내역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거래 내역에는 지난해 가을 1000만 원, 올해 봄 1000만 원이 각각 이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거래의 수취인은 모두 처제였다.
아내에게 이유를 묻자 처제의 결혼을 앞두고 돈을 보태줬다는 답이 돌아왔다. A 씨가 왜 이제야 말하느냐고 따지자 아내는 "말하면 당신이 반대할 것 같아서"라고 설명했다.
A 씨는 이 말을 듣고 더욱 화가 났다고 했다. 자신이 반대할 것을 알면서도 상의 없이 돈을 보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부부의 경제적 형편은 넉넉하지 않은 편이었다. A 씨는 휴대전화 매장에서 일하고 아내는 마트 계산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두 사람의 월 소득을 합쳐도 500만 원이 되지 않으며, 자녀 둘을 키우면서 아직 전세로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2000만 원은 부부가 3년 동안 아껴 모은 내 집 마련 자금이었다. A 씨는 점심 도시락을 싸 다니고 담배까지 끊으며 돈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돈이 저희가 3년 동안 아껴서 모은 내 집 마련 통장에서 나간 것"이라며 "그 돈이 우리 애들 방 한 칸이었다"고 토로했다.
더욱 속상했던 것은 처제 부부의 경제적 상황이었다. A 씨에 따르면 처제의 남편은 공기업에 다니고, 처제는 결혼하면서 시댁으로부터 아파트도 지원받았다. 자신들보다 형편이 나은 처제 부부에게 오히려 2000만 원을 보태준 셈이라는 것이다.
처가 식구들이 돈을 보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도 작성자를 힘들게 했다. 그는 장모가 지난 명절에 "김 서방, 고맙네"라고 인사했지만, 당시에는 그 의미를 알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A 씨는 평소 다른 부부들의 모습을 보며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다고 했다. 친구의 아내는 친정에 무언가를 보내거나 시댁을 챙길 때도 남편과 먼저 상의한다는 것이다.
반면 자신의 아내는 중요한 금전 문제를 의논하지 않은 채 결정했다는 점에서 배신감이 컸다고 밝혔다.
아내는 동생의 결혼을 앞두고 언니로서 그 정도는 도와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릴 때부터 동생을 키우다시피 해 엄마 같은 마음이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고 한다.
A 씨 역시 아내가 처제를 아끼는 마음 자체는 이해한다고 했다. 처제의 결혼식 때 별도로 축의금 50만 원을 냈고, 신혼여행을 떠나는 처제를 공항까지 차로 데려다주는 등 형부로서 할 수 있는 일은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내와의 갈등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A 씨가 아직 전세로 살고 있는 두 자녀의 미래를 언급하자 아내는 울면서 "당신은 돈밖에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A 씨는 "돈밖에 모르는 게 아니라 그 돈이 우리 애들 방 한 칸이었다"고 호소했다.
돈을 돌려받기도, 처가에 직접 문제를 제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부부 사이의 갈등은 깊어졌다. A 씨는 아내와 전날 저녁부터 한 마디도 나누지 않고 있으며, 자녀들마저 부모의 눈치를 보며 "아빠, 엄마 싸웠어?"라고 묻는다고 전했다.
그는 손이 떨려 손님 응대조차 제대로 하기 어렵다며 퇴근 후 집에 돌아가 아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누리꾼들은 "공동으로 모은 돈을 왜 상의도 없이 쓰냐", "이혼감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rong@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