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우주용 고분자 소재 '숨은 방사선 손상' 평가법 개발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19일, AM 09:43

왼쪽부터 엄영호 한양대 교수, 한민정 박사후연구원, 김기수 석사과정생, 진형민 충남대 교수, 김경준 석·박사통합과정생, 이재기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정영수 박사 (한양대 제공)

한양대학교는 유기나노공학과 엄영호 교수 연구팀이 우주용 고분자 소재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방사선 손상과 성능 변화를 파악하는 평가 방법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한양대 엄용호 교수 연구팀이 충남대 진형민 교수 연구팀, 한국원자력연구원 이재기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Polymer Testing'에 게재됐다. 논문은 지난 6일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우주항공·원자력 분야에 쓰이는 고분자 소재는 방사선에 노출되면 표면에 균열이 없어도 내부 분자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소재의 강도와 수명에 영향을 주지만, 표면을 관찰하거나 한 가지 성능만 측정해서는 파악하기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소재의 겉모습부터 분자 배열과 화학 결합, 힘을 받았을 때 버티는 성질까지 함께 분석하도록 했다. 서로 다른 측정 결과를 연결해 내부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실험에는 열에 잘 견디고 전기가 흐르는 것을 막는 특성을 지닌 고분자 소재 '시아네이트 에스터'를 사용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에서 중성자와 감마선이 섞인 방사선을 쬔 뒤 소재의 변화를 살폈다.

분석 결과, 방사선을 많이 쬔다고 소재의 성능이 계속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방사선 흡수량 약 2.1메가그레이(MGy)를 전후해 내부 구조와 성능이 달라지는 양상이 확인됐다.

노출량이 적을 때는 내부 화학 결합 일부가 손상돼 분자 사이의 연결이 느슨해지고 힘에 버티는 성질이 약해졌다. 반면 노출량이 많아지자 끊어진 분자들이 다시 결합하면서 내부 구조가 촘촘해지고 일부 기계적 성능이 회복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에도 일반적인 전자현미경 관찰에서는 뚜렷한 균열이나 표면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색 변화는 나타났지만 내부 구조와 성능이 달라지는 시점까지 겉모습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번 평가 방법이 우주항공·원자력 소재가 방사선에 얼마나 잘 견디는지 확인하고 장기간 사용했을 때의 성능과 수명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분자 소재의 방사선 열화를 단순한 물성 저하가 아닌, 분자구조의 변화와 재구성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분석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다양한 고분자 소재와 극한 방사선 환경으로 평가 체계를 확장해 우주항공 및 원자력 분야의 소재 신뢰성 확보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lin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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