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억 보관소 ‘각 세종’서 복지부가 ‘열공’한 이유[르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9일, PM 06:19

[세종=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위이잉~.’

19일 오후 세종시 집현동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서버실에 들어서자 수많은 장비가 돌아가는 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바로 옆 사람의 말소리조차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냉각장치가 쉴 새 없이 돌아가면서 내는 소음”이라고 설명했다.

'각 세종' 전경 (사진=네이버)
'각 세종' 전경 (사진=네이버)
각 세종은 축구장 약 41개에 해당하는 29만 3697㎡ 부지에 들어선 초대형 데이터센터다. 네이버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비롯한 AI 기술과 각종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다. 이날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비롯한 복지부와 네이버 관계자 40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의료AI와 신약개발, 국립대병원의 인공지능(AI) 전환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직접 살펴보기 위해서다.

컨트롤센터 벽면을 채운 대형 화면에는 서버실의 온도와 습도, 전력 사용량과 냉각장치 작동 상황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화면 한쪽에서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갑작스러운 사건·사고로 포털 이용량이 급증할 가능성까지 살피기 위해서다.

데이터센터 운영의 핵심은 전력과 냉각이다. AI 연산에 활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일반 서버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하고 열을 발생시킨다. 과거 서버랙 하나에 6킬로와트(㎾) 정도의 전력이 필요했다면 최근에는 20㎾까지 늘었다. 앞으로는 50~100㎾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형훈(왼쪽 4번째)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네이버 데이터센터 설명을 듣고있다.(사진=복지부)
이형훈(왼쪽 4번째)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네이버 데이터센터 설명을 듣고있다.(사진=복지부)
서버실 온도는 22~26도를 유지해야 한다. 네이버는 외부 공기를 활용하는 자체 냉각시스템 ‘나무(NAMU)’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GPU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공기로 열을 식히는 방식에도 한계가 생겼다. 향후 증설되는 서버실에는 냉각액을 이용해 서버의 열을 직접 제거하는 액체냉각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막대한 전력 소비는 비용으로 이어진다. 각 세종의 1단계 전력 공급 규모는 135메가와트(㎿)다. 네이버 측이 예상한 올해 전기요금은 약 250억원에 달한다. 전력 공급 경로를 이중화하고 정전에 대비해 15분간 전력을 공급하는 무정전전원장치(UPS)와 최대 72시간 가동할 수 있는 비상발전기도 갖췄다.

데이터센터를 짓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네이버 관계자는 “각 세종의 구체적인 건립비는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최근 데이터센터 구축비가 IT 설비 용량 1㎿당 약 170억원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이를 100㎿ 규모에 적용하면 단순 계산으로 1조 7000억원에 이른다.

설명을 듣던 이형훈 차관은 병원 건립비와 비교했다. 그는 “병원계에서 한 병상 짓는 데 10억원 정도”라며 “1000병상을 만들면 1조원이 든다”고 말했다. 의료AI를 뒷받침할 기반시설에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복지부는 현재 ‘AI 기본의료 전략’을 추진하면서 의료·바이오 분야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조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대한 의료데이터를 학습하고 분석할 연산 자원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면서 민감한 건강정보를 보호하는 것이 과제다.

다만 정부가 직접 건립할지, 민간 인프라를 활용할지 등 구체적인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차관은 “보건의료 분야 데이터 수요 증가에 대비한 정부 차원의 데이터센터 조성 필요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AI 활용 기반을 안전하게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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