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현장서 암표 파나요" 단속에도 '가을야구' 암표 활개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20일, AM 06:10

허구연 KBO 총재(왼쪽)가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 중앙매표소 앞에서 암표 근절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2026.10.14 © 뉴스1 박지혜 기자
"요즘 누가 오프(오프라인)에서 암표를 파나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가을야구)이 지난 14일 본격 개막하면서 유관기관이 현장 암표 단속에 나섰다는 소식에 야구팬 최 모 씨(27·여)는 이같이 말했다.

암표 거래가 단속에도 불구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중고 거래 사이트 등을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암표 거래를 통한 이득이 큰 이상 문제를 해소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마지막 잠실경기장'에 '가을야구' 암표 횡행…SNS서 여전히 수십만원 거래
2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유관기관 합동단속이 이뤄진 지난 14일 이후로도 온라인상에선 '가을야구' 암표 거래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오는 12월 서울 잠실야구장이 돔 야구장 조성을 위한 철거에 들어가면서 마지막 잠실야구장 경기를 보려는 열기가 뜨거운 탓이다.

이에 경찰,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야구위원회(KBO) 등 유관기관은 잠실 더비 당일인 지난 14일 관계자 56명을 투입해 단속에 나섰으나 현장 적발 사례 없이 단속이 종료됐다. 단속 이후로도 온라인상에선 웃돈을 얹은 암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가을야구 티켓 가격은 1매 3만 5000원에서 최고 13만 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온라인 암표는 적게는 3만~5만 원을 얹어 판매하고 있었으며 수십만 원대 암표도 흔하게 보였다. 본래 가격 대비 4~5배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셈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중고 거래 플랫폼의 일부 판매자들은 구매자에게 '가격 선제시'를 유도하며 오픈채팅방을 통한 개별 거래를 유도하기도 했다.

소정의 수고비를 받고 '대리티켓팅'하는 SNS 계정들도 존재한다. '대리티켓팅' 자체는 현행법상 불법은 아니지만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티켓팅을 대신 해주고 수고비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아 문제의 소지가 있다.

(사횐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최대 50배 과징금' 부과되지만…"티켓팅 직후 '양도글' 줄줄이 올라와"
현행법상 스포츠 경기 티켓 2매 이상을 정가 대비 2만 원 이상 비싸게 판매하는 행위는 과징금 부과 대상이다.

지난 8월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은 재판매를 위해 시스템을 우회·방해해 입장권을 구매하는 행위(부정구매)와 최초 판매자 동의 없이 상습적으로, 영업으로 웃돈을 얹어 입장권을 판매·알선하는 행위(부정판매)를 모두 금지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매크로를 이용해 산 입장권 판매만을 금지했다.

부정구매·부정판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으며 부정판매는 판매 금액과 매수에 따라 최소 2배에서 최대 50배에 이르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그러나 야구팬을 비롯한 각종 '티켓팅' 경험자들은 온라인에서는 암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16일 잠실야구장 경기 티켓팅에 실패했다는 신 모 씨(28·여)는 "요즘 야구 인기를 생각해 보면 가을 야구인 만큼 암표상들이 티켓팅에 참여를 많이 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법이 바뀐 뒤에도) 암표가 전혀 줄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 씨는 "9월 말 밴드 콘서트 티켓팅 때도 X(구 트위터)에는 콘서트 티켓팅 직후 양도 글이 줄지어 올라왔다"며 "인기 아이돌 콘서트의 좋은 자리는 양도(암표)나 대리 티켓팅이 아니면 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마지막 '잠실 더비' 티켓팅에 실패했다는 홍 모 씨(30대)도 "법이 바뀐 걸 실감하지는 못한 것 같다"며 "매크로 문제도 아무래도 있는 듯하다. (암표 판매 글이) 티켓팅 이전부터 SNS에 올라와 있었다"고 했다.

KBO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의 준플레이오프 티켓 오픈 게시물에서 암표에 대해 성토하는 누리꾼들.(인스타그램 캡쳐) © 뉴스1 안재영 기자

전문가 "여전히 암표 이득 커…상습성·영업성 모호"
전문가들은 법이 개정됐더라도 암표 판매를 통해 얻는 이익이 손해보다 큰 이상 암표 거래가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장효강 법률사무소이화 변호사는 "경제적인 이득을 다 회수하고 페널티를 확실히 못 가하기 때문에 암표가 계속 발생하지 않을까 싶다"며 현실적으로 단속을 제때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했다.

개정된 시행령이 규정하는 '상습적이고 영업적인 목적'의 기준이 모호해 적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개정 법령의 문언과 관련 판례, 과징금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장 변호사는 "모호한 측면이 있다. 법률적으로 볼 때는 횟수를 갖고 나누는 것은 아니고 쉽게 말해 특성을 말하는 것"이라며 "반복적인 행위를 상습성이나 영업성이 있다고 판단하지만 단속이나 적발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결과적으론 거래가 이뤄지는 플랫폼의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플랫폼이 책임을 제대로 안 질 경우 처벌 할 수 있어야 한다"며 "플랫폼 책임 범위를 강하게 해서 플랫폼이 하는 역할과 플랫폼 안에서 암표 거래가 이뤄질 시 처벌할 수 있는 규정 등을 차후 개정시 추가해야 한다"고 했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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