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LG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2026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리는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 팬들이 입장하고 있다. © 뉴스1 김고은 인턴기자
"저에게 잠실야구장은 제2의 집이에요. 이곳에 쓴 돈도 시간도 많아서 아쉽죠."
20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LG 트윈스 팬 정도하 씨(25)는 경기장을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5살 때부터 20년간 LG를 응원해 왔다는 정 씨는 "할아버지께서 MBC 청룡 시절부터 팬이셔서 유니폼도 물려받았다"며 "오늘 이기더라도 내일이 잠실에서의 마지막 경기라 승패와 상관없이 아쉽다"고 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 잠실야구장에서는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2026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다. 앞선 두 경기에서 모두 패한 LG가 이날도 패하면 잠실야구장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된다. 반면 승리하면 21일 4차전까지 잠실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철거를 앞둔 잠실야구장에서 마지막 경기가 열릴 수도 있다는 소식에 이날 경기장은 유독 팬들의 응원 열기가 뜨거웠다. 일부 팬들은 경기장 곳곳을 사진 찍으며 마지막 모습을 남기기도 했다.
2010년대 대학생 시절부터 LG를 응원해 온 이유진 씨(30대)는 친구와 유니폼을 맞춰 입고 경기장을 찾았다. 이 씨는 "LG 팬 입장에서는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다. 오늘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첫 승리를 거두는 날"이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지더라도 잠실에서의 마지막 경기인 만큼 재미있게 보고 가겠다"고 했다.
두산 팬인 김예지 씨(29)도 "두산의 홈구장이라 추억이 많이 담겨 있고 애틋하다"며 "구장이 사라지는 건 아쉽지만 팀이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 앞으로도 경기를 계속 챙겨 볼 것"이라고 말했다.
집에서만 응원하던 이수빈 씨(34)는 처음으로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그는 "항상 집에서만 응원하다가 오늘 처음으로 티겟 예매에 성공했다"며 "그동안 시간이 안 돼 오지 못했는데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어 직접 방문했다"고 웃었다.
구장 밖에서 수십 년간 자리를 지켜온 상인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40년간 잠실구장 앞에서 장사해 온 상인 정 모 씨는 "오래 장사했는데 이제 마지막 경기가 될 지도 모른다니 아쉽다"면서도 "이제는 (대체 구장으로 사용되는) 올림픽주경기장 앞으로 노점을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잠실야구장은 1982년 개장해 44년간 LG와 두산 베어스의 홈구장으로 사용됐다. 올해 시즌을 끝으로 철거될 예정이며, 신축 돔구장이 들어서는 2032년까지 두 구단은 올림픽주경기장을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내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그라운드 설치 작업 및 리모델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6.10.4 © 뉴스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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