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로비' 박영수 전 특검 항소심 선고…1심 징역 7년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21일, AM 06:00

박영수 전 특별검사. 2026.7.8 © 뉴스1 김성진 기자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된 민간사업자들로부터 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한 항소심 결론이 21일 나온다.

서울고법 형사15-2부(고법판사 이희준 성언주 원익선)는 이날 오전 11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수재 등),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특검과 양재식 전 특검보에 대한 선고기일을 연다.

박 전 특검은 2014~2015년 우리은행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등을 지내면서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업자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200억 원과 단독주택 부지·건물 등을 약속받고 8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우리은행으로부터 1500억 원 상당의 여신의향서를 발급받는 대가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5억 원을 받은 뒤 이 돈을 화천대유 증자금으로 내고 50억 원을 약속받은 혐의도 있다.

양 전 특검보는 박 전 특검이 민간업자들로부터 금품을 받는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박 전 특검에게 징역 7년 및 벌금 5억 원을 선고하고 1억 5000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양 전 특검보에게는 징역 5년 및 벌금 3억 원을 선고하고 1억 5000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다만 '200억 약속' 혐의는 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에 대한 청탁이 있었는지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고, 일부 이익을 받기로 한 점이 인정되지만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며 면소 판결했다.

검찰(현 공소청)은 지난 7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 전 특검에 대해 징역 12년과 벌금 16억 원을 선고하고 17억 50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양 전 특검보에 대해선 징역 7년과 벌금 6억 원을 선고하고 1억 50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해달라고 했다.

박 전 특검은 최후 진술에서 "어떤 돈을 요구한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호소했다.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왼쪽부터),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2025.2.19 © 뉴스1 박세연 기자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으로 기소된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고위 인사들의 항소심 선고도 이날 이뤄진다.

서울고법 형사15-3부(고법판사 성언주 원익선 이희준)는 이날 오후 2시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에 대한 선고기일을 연다.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은 문재인 정부가 2019년 11월 탈북자 합동 조사에서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어민 2명을 불법·강제적으로 다시 북한으로 보냈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당시 동해상에서 탈북 어민 2명을 나포한 지 이틀 만인 2019년 11월 4일 노 전 실장 주재로 청와대 대책 회의를 열어 진행 중이던 합동 조사를 종료하고 이들의 북송을 결정했다.

이들 어민이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를 저질러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탈북 어민들은 11월 7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 당국에 넘겨졌다.

검찰은 북한 주민이 대한민국 국민의 지위를 가지고 있으므로 정부가 탈북 어민들의 의사에 반해 강제 북송을 결정한 것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정 전 실장 등은 이때 탈북 어민들을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게 해 관계 공무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탈북 어민들이 대한민국 법령과 적법절차에 따라 대한민국에 체류해 재판받을 권리 등을 행사하지 못하게 방해한 혐의도 적용됐다.

서 전 원장은 직권남용으로 인한 국가정보원법 위반과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서 전 원장이 중앙합동정보조사팀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탈북 어민들의 귀순 요청 사실을 삭제하고 조사가 종결된 것처럼 기재하는 등 허위 보고서를 작성하게 한 후 통일부에 배포한 것으로 파악했다.

1심은 북한 주민들의 뜻에 반해 강제로 북한으로 송환해 신체의 자유와 거주이전의 자유, 법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행사를 방해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제도가 분단 이래로 북한과의 대결 구도를 바탕으로 대부분 구축돼 왔다는 점을 봤을 때 이런 사안에 적용할 법률 지침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며 징역형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혐의가 인정되지만 그 정도가 가볍다고 판단해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것이다.

1심은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에는 각 징역 10개월,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에는 각 징역 6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검찰은 이들의 결심 공판에서 정 전 실장과 서 전 원장에 대해 1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노 전 실장에 대해서는 징역 4년을, 김 전 장관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1심은 강제 북송의 위법성을 언급하면서도 탈북 어민들의 범죄 흉악성을 고려해 징역형 선고유예로 판결했다"며 "밀실에서 불과 이틀 만에 강제 북송 방침을 정하고 5일 만에 송환한 피고인들에게는 선처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정 전 실장은 최후 진술에서 "흉악범들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것은 우리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안보실장으로서 할 수 있었던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정책적 결정을 사법 절차로 재단하는 것은 앞으로 정부의 국가 위기 대응 능력을 크게 위축시키고, 정권 교체 시 외교·안보를 사법 절차화하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서 전 원장은 "이들은 고도로 훈련된 우리 국정원 수사관들조차 위협을 느낄 정도로 위험한 인물들이었다"고 했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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