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식세포는 우리 몸에서 세균이나 죽은 세포뿐 아니라 암세포와 같은 비정상적인 세포를 찾아내 잡아먹고 제거하는 중요한 선천 면역세포다. 그러나 암세포 역시 여러 방법으로 대식세포의 공격을 피하고, 때로는 대식세포의 기능 자체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시킨다.
◇ 간암세포가 대식세포를 무력화하는 새로운 방법
남 교수 연구팀은 간암 세포에서 RNA를 조절하는 IGF2BP2라는 단백질이 증가하면 MYBL2의 작용이 증가하고, 그 결과 HMGB2라는 단백질의 발현과 분비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간암 세포에서 분비된 HMGB2는 주변 대식세포의 RAGE 수용체를 통해 신호를 전달해 대식세포가 암세포를 잡아먹어 제거하는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식세포의 성질 역시 암세포가 살아남기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을 유전체 분석이나 세포실험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제 사람의 간암 조직과 대식세포를 이용한 기능실험 및 간암 동물모델을 통해 단계적으로 검증했다.
◇ ‘Don’t eat me‘에서 대식세포 기능 조절로
암세포가 대식세포의 공격을 피하는 대표적인 기전으로는 CD47-SIRPα 신호가 알려져 있다. 암세포 표면의 CD47이 대식세포에 이른바 ’나를 먹지 말라(Don‘t eat me)’는 신호를 보내 자신의 제거를 막는 방식이다. 이에 이러한 신호를 조절해 대식세포의 암세포 제거 능력을 다시 활성화하는 것은 중요한 면역항암 치료 전략으로 연구되어 왔다.
연구팀은 간암 세포의 RNA 조절 이상이 HMGB2의 발현과 분비를 증가시키고, 이것이 다시 주변 대식세포의 기능을 변화시켜 암세포의 면역 회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 대식세포의 기능을 되살리면 새로운 치료가 가능할까
이번 연구에서 치료적으로 주목할 부분은 간암 세포가 대식세포를 무력화시키는 HMGB2-RAGE 신호를 억제했을 때 대식세포의 암세포 제거 기능이 다시 회복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남석우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단백질 하나를 새로운 치료표적으로 발견했다는 것만이 아니라, 암세포 내부의 RNA 조절 이상이 주변 대식세포의 기능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이라며 “질병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변화한 대식세포의 기능을 다시 정상화한다면 암뿐 아니라 염증 및 섬유화 질환에서도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석우 교수 연구팀 연구모식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