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 방화범 "겁 주려 했다"…警, '특정인 겨냥' 진술 확보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1일, PM 07:10

[이데일리 염정인 기자] 경찰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빌딩 두 곳에 불을 지른 70대 남성이 특정인을 겨냥해 범죄를 저지른 가능성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역삼동 빌딩 두 곳에 잇따라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방화 용의자 A씨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역삼동 빌딩 두 곳에 잇따라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방화 용의자 A씨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21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늦은 오후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70대 남성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당초 A 씨에게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를 적용하려 했으나 해당 건물이 주거용이 아닌 사무실로 판단되면서 이같이 혐의를 변경했다. 경찰 관계자는 “법률 검토를 거쳐 혐의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 씨가 특정인을 겨냥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범행 직전 A 씨가 빌딩 직원에게 특정인의 이름을 언급하며 “여기서 근무하느냐”고 물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직원이 “모르는 사람인데 알아봐 드릴까요”라고 하자 A 씨는 “필요 없다”고 답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A 씨가 집을 나서며 “복수하러 간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집주인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경찰은 현 단계에서 특정인을 노린 범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날 경찰이 A 씨에 대해 신청할 구속영장에는 살인미수 혐의가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전날 야간에 피의자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쳤다”며 “범행을 대체로 시인했다”고 밝혔다.

계획된 범행이었다는 점도 인정했다고 전했다. A 씨는 경찰에 “특허법인 2개소에서 허위 특허등록증을 발급하는 등 본인에게 사기를 쳤다고 생각했다”며 “이들에게 겁을 주고 이 일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며 범행 동기를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A 씨는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그는 지난 16일 자신의 주거지 인근에서 플라스틱 통 2개와 라이터, 인화물질을 미리 구입했다. 범행 당일에는 준비된 물품을 챙겨 주거지에서 택시를 타고 범행 장소로 이동했다.

앞서 화재 신고는 전날 오전 11시54분께 역삼동 신명빌딩에서 최초 접수됐다. 이후 약 7분 뒤인 오후 12시 1분께 인근의 한양빌딩에서도 불이 났다는 취지의 신고가 접수되면서 소방당국은 진화 작업을 벌였다. 두 건물은 불과 13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이 화재로 중상자 5명을 포함해 1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들 중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A 씨는 범행 직후 도주했다가 같은 날 오후 4시16분께 종로구 동묘앞역 인근에서 긴급 체포됐다.

A 씨는 경찰서로 호송되면서 ‘왜 불을 질렀느냐’는 질문에 “특허법인이 사기를 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범행을 언제부터 계획했느냐’는 물음에는 “3일 정도 됐다”고 답했다.

경찰 관계자는 “치료비 지원 등 피해자 보호와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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