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압수수색 영장 미교부' 재판소원 공개 변론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6.10.21 © 뉴스1 오대일 기자
법원 확정재판도 헌법재판소의 심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한 재판소원 제도 도입 이후 첫 공개변론이 21일 열렸다.
압수수색 영장 사본을 교부받지 못한 참고인이 제기한 재판소원 사건에서 청구인과 법무부 측은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였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제외한 재판관 8명 전원이 질문에 나서면서 변론은 4시간가량 이어졌다.
헌재는 이날 오후 3시 김영수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가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영장 사본을 받지 못했다며 제기한 재판소원 사건의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핵심 쟁점은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에게 압수수색 영장 사본을 교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한 대법원 결정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했는지 여부다.
김 변호사는 2022년 7월 안미영 특별검사팀이 이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이던 자신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영장 사본을 교부하지 않았다며 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했다.
법원은 김 변호사의 휴대전화와 태블릿PC에 대한 압수수색 처분은 취소했지만 영장 사본 교부 거부 처분은 취소하지 않았다. 대법원도 올해 2월 재항고를 기각하자 김 변호사는 헌재에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118조는 압수수색 영장의 처분을 받는 자가 피고인인 경우 영장 사본을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219조는 이를 수사 단계에도 준용한다. 법원은 이 규정을 근거로 수사 단계에서도 영장 사본 교부 대상이 피의자에 한정된다고 판단했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압수수색 영장 미교부' 재판소원 공개 변론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이날 변론은 지난 3월 재판소원 제도 도입 후 헌법재판소의 재판취소 사건 첫 공개변론으로 수사기관이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에게는 압수수색 영장 사본을 교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한 대법원 결정이 헌법에 위배되는지가 쟁점인 사건이다. 2026.10.21 © 뉴스1 오대일 기자
"참고인 신분 악용 우려" vs "수사 밀행성 보호 필요"
이날 직접 변론에 나선 김 변호사는 해당 법률 조항에 대한 법원의 해석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2020년 국회에서 수사기관의 포괄적 압수수색과 별건 수사, 위법 수집 증거 등을 통제하기 위해 압수수색 대상자 모두에게 영장 사본을 교부하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발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무부가 수사 밀행성 훼손과 피의자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피의자가 아닌 제3자는 교부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피의자와 참고인의 구별이 수사기관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수사기관이 의도적으로 압수수색 대상을 참고인 신분으로 분류해 영장 사본 교부 의무를 피하는 방식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법무부 측 정부법무공단 소속 변호사들은 영장 사본 교부 대상을 제한한 데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반박했다.
공단 측은 "영장 원본을 피압수자에게 제시하도록 운영하는 것만으로 헌법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며 "수사의 밀행성 침해, 영장 내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등 피의자인 피압수자에 대해서만 영장 사본 교부를 규정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재판관 8명 전원 질문…압수수색 당시 상황까지 확인
양측 변론 이후에는 재판관들의 질문이 집중적으로 이어졌다.
통상 일부 재판관을 중심으로 질문이 이뤄지는 것과 달리 이날은 당사자 변론 직후 재판관 7명이 1시간 30분 넘게 질문을 이어갔다.
이어 참고인으로 출석한 최호진 단국대 법학과 교수의 의견 진술과 추가 질문까지 포함하면 김상환 헌재소장을 제외한 재판관 8명 전원이 질문에 나섰다.
재판관들은 법무부 측에 수사기관의 광범위한 영장 집행 관행과 부작용을 지적하며 수사 밀행성을 유지하면서도 피압수자의 권리를 보호할 다른 방안은 없는지 물었다.
청구인 측에는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이 기각된 뒤 헌법소원이 아닌 재판소원을 청구한 경위와 압수수색 당시 상황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영장 내용을 볼)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았다"며 "그래서 일부분 메모라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변론은 지난 3월 재판소원 제도가 도입된 이후 헌재에서 처음 열린 공개변론이다. 법원의 확정재판이 기본권을 침해했는지를 헌재가 직접 심사하는 제도인 만큼 향후 판단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헌재는 오는 23일 녹십자 과징금 관련 재판소원 사건의 공개변론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사건은 재판소원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전원재판부에 회부돼 정식 심리가 진행된 사건이다.
ho86@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