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역삼동 연쇄방화' 70대 구속영장…살인미수 혐의도 검토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21일, PM 08:44

역삼동 빌딩 두 곳에 잇따라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방화 용의자 A씨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A씨는 이날 7분 간격으로 발생한 두 건의 화재로 19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뒤 도주했다가 약 4시간 만인 오후 4시 16분께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 인근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2026.10.20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특허법인 건물 두 곳에 잇달아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정황을 확인하고 살인미수 혐의 적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1일 오후 70대 남성 이 모 씨에 대해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20일 오전 11시 51분부터 낮 12시 1분쯤까지 특허법인이 위치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양빌딩과 신명빌딩에 잇달아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당초 소방 당국에는 이날 오전 11시 54분쯤 신명빌딩 화재 신고가 먼저 접수됐고 낮 12시 1분쯤 한양빌딩 화재 신고가 뒤따랐지만, 경찰은 A 씨가 한양빌딩에 먼저 진입해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추가 조사 결과 이 씨에 대해 체포 당시 적용했던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가 아닌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화재 발생 장소가 사람이 사는 건조물이 아닌 사무실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살인미수 혐의 적용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전날(20일) 조사에서 "특허법인 두 곳이 허위 특허등록증을 발급하는 등 자신에게 사기를 쳤다고 생각해 그들에게 겁을 주고 이 일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가 방화를 미리 계획한 정황이 발견됐다.

이 씨는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자신의 주거지 인근에서 라이터, 인화물질을 구입하는 등 범행을 미리 계획하고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범행 당일인 20일 오전 11시 이전 주거지에서 인화물질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나와 택시를 타고 범행 장소로 이동했다.

다만 피의자 진술과 달리 이 씨는 지난달 24일 말통을 구입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이 씨가 16일보다 이르게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 씨는 범행 후 택시와 도보 등을 이용해 서울 동대문구로 이동했고, 경찰은 서울 동대문경찰서를 비롯한 인접 관서를 중심으로 폐쇄회로(CC)TV와 주변을 수색했다.

이후 화재 발생 약 4시간 만인 이날 오후 4시 16분쯤 경찰은 서울 지하철 1·6호선 동묘앞역 인근에서 이 씨를 긴급체포했다.

앞서 이날 오후 6시 14분쯤 수서경찰서로 압송된 이 씨는 '왜 불을 질렀냐'는 취재진 질문에 "사기를 쳐서요"라고 답했다. 이어 "2000년도에 특허를 냈는데 사기를 쳐가지고"라며 준비한 서류를 제시했다.

범행을 언제부터 준비했느냐는 질문에는 "한 3일 됐다"고 했고, 피해자들을 향해선 "앞으로 사기 치지 말라고 해달라"고 말했다.

이 씨는 2022년에도 이들 특허법인에 방화를 시도하려다 구속된 전력(방화 예비)이 있다. 그는 출원 문제와 종이 등록증 발급 등 문제로 불만을 품고 직원들에게 휘발유를 뿌리며 위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출소한 후인 지난해 8월에는 불을 질렀던 곳 중 한 특허법인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다만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수서경찰서는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번 불로 5명이 중상을 입고 14명이 경상을 입었다. 변리사로 확인된 40대 여성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지만 인근 병원에 이송된 뒤 호흡이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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