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해외서 세탁된 사기 피해금, 되찾기 어려우면 압수 현금 몰수 가능"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22일, PM 12:00

대법원 전경 © 뉴스1

사기 피해금이 해외로 빼돌려져 피해자들이 직접 되찾기 어렵다면, 조직원에게서 압수한 현금을 국가가 몰수해 피해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형법상 몰수는 범죄 관련 재산을 국고로 귀속시키는 것이라, 피해자에게 돌아가야 할 사기 피해금은 원칙적으로 몰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나 범죄수익 대부분이 자금세탁을 거쳐 해외로 반출됐을 가능성이 커 피해자들이 개별적으로 피해를 회복하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부패재산몰수법)에 따라 국가가 예외적으로 몰수한 뒤 피해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다는 취지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사기,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4년과 현금 2억4300여 만원 몰수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 씨는 캄보디아 거점 폰지사기 조직에서 회원 관리를 맡으면서, 일당들과 함께 피해자 321명으로부터 총 61억여 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 씨에게 징역 4년 6월을 선고하면서, 검찰이 구형한 압수 현금 2억4325만 원의 몰수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이 현금이 "피해자들에게 환부돼야 할 범죄피해재산이라 몰수 대상이 아니다"라고 봤다. 이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른 '피해 회복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몰수를 선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2심은 A 씨에게 1심보다 6개월 줄어든 징역 4년을 선고하면서 몰수도 함께 선고했다.

2심은 "피해자들이 투자사기 조직원들에게 입금한 금원은 여러 차례 자금세탁을 거쳐 조직적으로 은닉됐다"며 "피해금액이 61억 원이 넘는데 그중 피고인에게 귀속된 것으로 확인되는 이 현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원은 최종 귀속처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 투자사기 조직이 캄보디아에 본거지를 두고 가상화폐 등을 이용해 자금세탁을 한 점에 비춰 보면 범죄수익 대부분이 해외로 반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자들이 개별적으로 범죄피해 재산 흐름을 파악·추적해 범인들을 상대로 재산반환 청구권 또는 손해배상 청구권 등을 행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현금을 피해자들에게 환부해 피해 회복을 도모하는 것이 부패재산몰수법 입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도 "원심이 부패재산몰수법상 몰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A 씨 상고를 기각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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