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청 신설 논의 본격화…“과밀수용 해소하고 인력·예산 확충해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2일, PM 06:25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법무부 산하 교정본부를 독립 외청인 교정청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가운데, 법무부와 동국대학교가 교정행정의 구조적 문제와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는 인력·예산 부족을 해소하고 과밀수용 현실을 바꾸는 한편 재범 방지와 수용자 사회 복귀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 뉴스1
ⓒ 뉴스1
법무부와 동국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동국대 고순청 세미나실에서 ‘교정청 신설의 필요성과 향후 교정행정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학술 포럼과 제2회 교정공무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허영일 법무부 교정미래혁신단장과 최종일 서울지방교정청 총무과장, 이창한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장 등을 비롯해 약 60여 명이 참석했다.

학술포럼 첫번째 발제를 맡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대학원 이땅에새봄결 박사과정생은 교정통계연보를 분석해 교정행정의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 발표에 따르면 2022~2025년 평균 수용 인원은 24.6% 늘었지만 수용 정원은 3.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과밀수용률은 104.3%에서 125.8%로 높아졌다. 다만 교정활동 예산 증가율은 수용 인원 증가율에 미치지 못했다.

교정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범죄자의 재범 위험과 범죄 원인, 개인별 특성을 고려해 교육·치료를 설계하고, 실제 행동 변화와 재범 감소로 이어지는지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다. 제한된 예산과 인력을 고위험 수용자에게 집중하고, 프로그램의 효과를 체계적으로 측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병선 오산대 겸임교수(소망교도소 전문경력직원)는 “수사와 재판에 비해 교정과 사회 복귀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교정을 형사사법체계의 부수적 단계가 아니라 범죄 예방의 핵심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그는 “의료·교육·직업훈련과 출소 후 취업 지원을 연계하고, 교정 전문인력과 지역사회 협력체계를 확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시래 대전교도소 논산지소 교감은 “형벌 집행에 그치지 않고 수용자의 위험성과 변화 가능성에 맞춰 교육과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수용자의 행동 개선과 노력에 따라 변화의 기회를 주는 체계도 필요하다고 했다.

의정부교도소 내부.(사진=뉴시스)
의정부교도소 내부.(사진=뉴시스)
학술 포럼이 끝나자 제2차 전국교정공무원 토론회가 이어졌다. 교정본부 일선 직원들은 시설 확충과 인력·예산 확보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인천구치소에 근무 중인 한 직원은 과밀수용 해소와 직원 복지 향상을 위해 경기 북부 지역에 구치소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신질환 수용자와 중증 환자를 위한 전문 치료시설, 의료기관과의 연계도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동부구치소의 한 직원은 시설 관리 업무의 비효율을 지적했다. 법적 근거가 불분명한 야간 상시근무와 기관별로 획일적인 인력 배치를 개선해 예산을 절감하고, 필요한 곳에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기술 담당 직원은 교정 정책과 전산 부서의 협업 부족을 문제로 들었다. 인공지능과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본부 차원의 총괄 조직을 두고 정책 수립 단계부터 현장 기술 부서가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도 승진과 보수 체계 개선, 현장 업무에 대한 정당한 평가에 대한 목소리도 노았다. 교정청 신설이 조직의 이름만 바꾸는 데 그치지 않으려면 직원들의 실질적인 근무 여건과 업무 체계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다.

최종일 서울지방교정청 총무과장은 교정청 신설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과장은 “독립적인 조직이 되면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일도 있을 것”이라며 “오늘 나온 현장의 문제들이 더 빠르게 해소돼 국민 안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